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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6 12:00


      혁명의 러시아 1891~1991

         Revolutionary Russia 1891~1991 




2017년 10월, 러시아 혁명 100주년

왜 러시아였는가? 왜 레닌인가?

왜 스탈린인가? 왜 실패했는가?

러시아 그리고 소련, 세계를 뒤흔든 100년의 혁명사의 재구성


러시아 현대사의 권위자인 런던대학교 버벡 칼리지의 올랜도 파이지스 교수는 이 책에서 러시아 혁명을 100년 동안 장기지속된 하나의 사이클로 서술한다. 러시아 혁명을 다룬 대부분의 책들이 혁명이 일어난 1917년 전후의 짧은 시기의 사정에만 초점을 맞춘다. 그러나 올랜도 파이지스는 이 책에서 혁명의 기원에서부터 독재, 그리고 소련 몰락에 이르는 비극적인 과정의 전모를 파악하기 위해서 혁명 이전의 제정 러시아 시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그리고 인류 최대의 유토피아 실험이라고 할 수 있는 러시아 혁명과 공산주의에 대한 이상이 어떻게 현실에서 왜곡되고 실패했는지를 살펴보기 위해 레닌과 볼셰비키의 10월 혁명에서 고르바초프의 개혁 이후 소련 몰락에 이르는 전 과정을 혁명의 계승과 진행이라는 관점에서 서술한다.

2017년은 러시아 혁명 100주년이다. 1917년 10월 이후 한 세기가 흘렀고, 우리는 이제 러시아 혁명을 냉전과 좌우대결의 프레임에서 벗어나 인류의 중요한 역사적 경험으로 다시 살펴보아야 할 때다. 왜 러시아에서 공산주의 혁명이 일어났는가? 왜 레닌이었고, 왜 스탈린이었는가? 그리고 그들은 왜 실패했는가? 저자 올랜도 파이지스의 놀랍고 우아한 서술이 돋보이는《혁명의 러시아 1891~ 1991》과 함께 혁명과 공산주의, 그리고 러시아와 소련의 100년을 가로질러볼 수 있을 것이다.


제정 러시아 말기에서부터 소비에트 연방의 몰락까지

100년의 역사를 혁명의 관점에서 조망한다

이 책은 혁명의 관점으로 읽는 러시아 근현대사이자 소련의 역사이다. 러시아 혁명에 관한 대다수의 저술이 1917년 2월 혁명과 10월 혁명, 또는 내전과 레닌 사망을 전후한 볼셰비키 정권 초기에 집중되어 있는데 반해 이 책은 1891년 제정 러시아 말기의 대기근에서부터 시작해 1991년 소련의 붕괴에 이르는 100년의 과정을 러시아 혁명의 단일한 사이클로 해석한다. 모두 20개 장으로 구성되어 있으며 1장에서 5장까지는 10월 혁명의 전사(前史)를, 6장에서 9장까지는 10월 혁명 후 신경제정책에 이르는 소련 건국 초기를, 10장에서 16장까지는 스탈린 시대를, 17장에서 20장까지는 흐루쇼프의 탈스탈린 노선에서 고르바초프의 개혁과 소련의 붕괴를 다루고 있다.

저자는 이 100년에 이르는 러시아 혁명 과정을 ‘혁명의 진행과 계승’의 관점으로 파악하고 설명한다. 마르크스주의에 따르면 ‘농업국가 러시아’가 ‘공산주의로 이행’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러시아에서 어떻게 공산주의 혁명을 실행할 수 있을까?’ 혁명 이전부터 레닌을 비롯한 볼셰비키들이 맞닥뜨린 이 문제는, 레닌에서 고르바초프에 이르는 소련 공산당의 지도자들이 풀려고 한 문제였다. 이에 따라 ‘러시아처럼 후진적인 농업 국가에서는 혁명이 독자적으로 생존할 수 없으며, 산업화에 필요한 자원을 제공해줄 국가나 더 선진화된 산업 국가에서 혁명의 지원이 필요하다는’ 레닌의 신념은 이후 지도자들에게 계승되었다. 스탈린의 집단화와 공포정치, 그리고 흐루쇼프의 탈스탈린 노선, 소련 지도자들의 일관된 ‘혁명 수출’과 고르바초프의 개혁까지 시간적으로 떨어져 있는 이 모든 사건들을 100년의 지평 안에서 혁명의 이행과 계승이라는 관점으로 파악할 수 있다.


‘구 볼셰비키, 신 엘리트, 그리고 60년대인들’

3개의 세대로 설명하는 100년 혁명사의 굴곡들

저자는 100년 동안 지속된 러시아 혁명의 부침을 설명하기 위해 3개의 세대를 주목한다. 10월 혁명을 주도한 ‘구 볼셰비키’, 소련식 가치를 주입받은 ‘스탈린 시대의 신 엘리트’, 흐루쇼프의 해빙기에 정체성을 확립한 ‘60년대인’이 바로 그 3개의 세대이다. 저자가 묘사한 이들 세대의 삶의 궤적은 러시아 혁명이 태동하게 된 원인과 그 실현 과정에 서 빚어진, 최초의 유토피아적 이상으로부터의 일탈과 변형, 퇴락의 상황을 실감 나게 재현해낸다.

첫 번째 세대인 ‘구 볼셰비키 세대’는 난공불락과 같은 차르 체제를 몰락시키고 권력을 쟁취한 세대다. 높은 혁명의 이상을 가지고 있었고 자신감도 넘쳤지만, 오래된 후진적인 농업 국가인 러시아의 ‘농민 문제’에서 좌절하고 대부분 스탈린 시기에 숙청당하고 사라진다.

두 번째 세대는 스탈린 식 근대화의 과정에서 스탈린의 비전에 열광한 세대들이다. 경제개발 5개년 계획, 2차 세계대전 중 독일과 맞선 대조국전쟁의 승리를 경험한 세대이다. 제정 러시아와 단절된 새로운 세대이며 20세기 초에 태어나 소련식의 가치를 교육받았고 이전 세대인 구 볼셰비키들의 자리를 대체했다.

마지막 세대는 흐루쇼프의 스탈린 격하와 비판, 공포정치의 해빙을 경험하는 과정에서 정체성을 확립한 소위 ‘60년대인들’이다. 스탈린 이전의 사회주의 이상과(레닌으로의 복귀), 서구의 문화와 소비 생활에 더 관심이 많았던 전후의 베이비붐 세대들이다.

100년 동안 지속된 러시아 혁명의 부침을 3개의 세대론으로 설명하는 저자의 설명은 인상적이고 흥미롭다. 혁명은 같은 신념 아래 100년 동안 지속되었지만 그 양상과 방식은 지도자들마다 그리고 그것을 경험한 세대들마다 달랐다. 이들 3개의 세대가 각각 열광하고 지지하고 맞섰던 것은 달랐지만 레닌이 기초한 동일한 혁명적 신념, ‘낡고 오래된 농업 국가 러시아의 공산주의로의 이행과 혁명’의 굴절된 양상이란 것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이념에 기댄 유토피아 실험이 권력의 손에서 어떻게 굴절되고 정당화되었는지, 그것이 사람들의 삶을 어떻게 바꾸어놓는지를 저자는 3개의 세대의 삶의 궤적을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러시아 현대사에 관한 가장 위대한 이야기꾼

올랜도 파이지스 교수의 대중을 위한 러시아 혁명사

이 책은 펭귄클래식으로 유명한 영국 펭귄출판사의 대중 교양 시리즈인 ‘펠리칸 시리즈’의 한 권으로 출간되었다. 이념에 열광하는 것이 지나간 시대, 전문가들만이 읽을 수 있는 학술적인 러시아 혁명사와 소련 현대사만이 저술되고 출간되는 가운데 러시아 혁명 100주년을 맞아 일반 대중들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기획되고 출간된 책이 바로 이 책이다.

저자는 러시아 혁명과 소련의 역사에 관한 자신의 일련의 저술 (《농촌 러시아와 내전 Peasant Russsia, Civil War》(1989), 《민중의 비극 A People's Tragedy》(1996), 《러시아 혁명의 해석—1917년의 언어와 상징Interpreting the Russian Revolution—The Language and Symbols of 1917》(1999) ,《나타샤 댄스 -러시아 문화사 Natasha's Dance》(2002), 《속삭이는 사회 - 스탈린 시대 보통 사람들의 삶, 내면, 기억 The Whispers》(2007) (*괄호 안은 원서 출간 년도) )들의 성과를 바탕으로 평범한 시민이 러시아 혁명에 관해 접근할 수 있는, 이론적 접근 보다는 사건의 전개를 중심으로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대중적인 책을 펴내려고 노력했으며, 이 책은 그 노력의 결과물이다. 


◎ 저자 소개

올랜도 파이지스 Orlando Figes

케임브리지 대학에서 역사학을 공부했고 현재 런던대학 버벡 칼리지 역사학 교수로 재직하며 러시아 근현대사를 가르치고 있다. 러시아 현대사에 관한 가장 정통한 역사가‘, 현대 러시아에 관한 가장 위대한 이야기꾼’(<파이낸셜 타임스>)이라고 평가받고 있으며 역사의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인간의 얼굴을 찾아 드러내는 섬세한 감각, 타고난 문학적 재능을 겸비한 저술가로 명성이 높다. 그가 쓴 책은 울프슨 역사상, 로스앤젤레스타임스 도서상, NCR 도서상을 비롯하여 학계와 출판계 유수의 상을 휩쓸었으며, 20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각국에서 널리 읽히고 있다.

올랜드 파이지스는 이 책에서 러시아 혁명을 1891년의 대기근에서 1991년 소비에트 연방의 몰락까지 이르는 100년의 지평에서 살펴본다. 1917년을 전후한 일련의 단기간의 사건사적 설명의 맥락이 아니라 그 후의 독재와 테러, 그리고 소비에트 연방의 몰락까지 레닌과 그 후예들이 계승한 100년의 장기지속적인 과정으로 100년의 역사를 서술하고 재구성한다.

대표작으로는《속삭이는 사회-스탈린 시대 보통 사람들의 삶, 내면, 기억The Whisperers》(교양인, 2013),《나타샤 댄스-러시아 문화사Natasha’s Dance》(이카루스미디어, 2005),《민중의 비극 A People’s Tragedy》(한국 미출간) 등이 있다.


◎ 역자 소개

조준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 문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현재 한국외국어대학교 미네르바 교양대학 조교수로 재직 중이다. 지은 책으로는《러시아 근대사》(공저) (민속원, 2014)가 있고, 이사야 벌린의《러시아 사상가》, 미하일 엡슈테인의《미래 이후의 미래》, 안나 폴릿콥스카야의《러시안 다이어리》등 다수의 번역서가 있다.


◎ 서평 및 추천사

올랜도 파이지스의 러시아 혁명을 읽는 프레임은 통찰력 있고 설득력 또한 높다. 그의 전작들에서 보여준 놀라운 역사 저술가로서의 재능은 이 책에서도 다시 펼쳐진다. 그의 책은 독자들이 적은 노력으로도 많은 정보를 얻고 역사에 대한 이해를 높일 수 있게 도와준다.

- 데이비드 프리스틀랜드, <파이낸셜 타임스>

현대 러시아 역사의 권위자인 저자가 혁명을 일으킨 볼셰비키들의 간절한 염원에서부터 소비에트 제국의 완전한 붕괴에 이르는 거대하고 딱딱한 학술적 이야기를 대중들이 읽을 수 있는 저술로 만들기 위해 모험을 했다. 모험은 성공적이었다.

- <커커스 리뷰>

우아하고 명료한 글이다. 올랜도 파이지스처럼 역사 속에서 드러나는 웅장함과 공포, 그리고 종종 분노와 같은 감정을 독자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저자는 거의 없다.

- <스타 트리뷴>


◎ 차 례

서문

1장 시작 – 1891년 대기근

2장 최종 리허설 – 1905년 피의 일요일

3장 마지막 희망 – 스톨리핀의 개혁과 좌절

4장 전쟁과 혁명 – 1914년 1차 세계대전의 발발

5장 2월 혁명 – 1917년 1차 혁명

6장 레닌의 혁명 – 1917년 10월 혁명

7장 내전과 소비에트 체제의 형성 – 1918~1921년 볼셰비키의 성장

8장 레닌, 트로츠키, 스탈린 – 혁명의 결정적 얼굴

9장 혁명의 황금기? – 1921~1928년 신경제정책

10장 대전환 – 스탈린의 경제개발5 개년 계획

11장 스탈린의 위기 – 1932년 새로운 상황

12장 후퇴하는 공산주의? - 소련의 극적인 방향 전환

13장 대숙청 – 1937~1938년 구 볼셰비키의 축출

14장 혁명의 수출 – 2차 세계대전의 배후

15장 전쟁과 혁명 – 1941년의 대재앙과 승리의 이면

16장 혁명과 냉전 – 전후 강경 노선으로의 회귀

17장 종말의 시작 – 1956년 흐루쇼프의 ‘비밀 연설’

18장 성숙한 사회주의 – 노쇠한 정부와 고르바초프의 등장

19장 마지막 볼셰비키 – 1991년 소련의 붕괴

20장 심판 – 혁명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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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책 속에서

소련 지도자들은 그들의 정권이 끝나기 전까지 하나같이 레닌이 시작한 혁명을 자신들이 계승해나가고 있다고 믿었다. (...) 그들은 소련 국가의 건립자들이 상상한 것과 똑같은 유토피아의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면서 스스로를 레닌의 상속자로 자처했다. 이러한 이유로 나는 혁명이 1991년 소련 체제의 붕괴와 함께 끝나는 100년의 단일한 사이클로 다뤄져야 한다고 본다.” (10쪽)


제1차 세계대전 전야에 러시아 내에 혁명적 상황이 도래했는가 아닌가는 논쟁거리로 남아 있다. 그러나 러시아 혁명이 많은 면에서 1차 세계대전의 결과라는 점에는 누구도 이의를 달지 않는다. 군사적 패배로 인해 반역과 무능으로 비판받던 ‘친독적’ 황실과 정부에 대해 사회 여론은 등을 돌리게 됐다. 따라서 민족의 구원을 위해 황실과 정부를 제거하는 것이 애국적인 행위로 여겨졌다. 1917년 2월 혁명은 군주정과 그 군사 지도부에 맞선 민중의 봉기가 될 예정이었다. 그것은 전쟁에 의해 파생된 ‘민족’에 대한 새로운 의미를 사회 전체로 확산시켰다 (87쪽)


레닌이 계획한 도발, 즉 선제 쿠데타가 제대로 먹혔던 것이다. 멘셰비키와 사회주의혁명당원들은 회의장을 박차고 나감으로써, 자신들의 실수를 최초로 인정했던 멘셰비키 인사 니콜라이 수하노프의 표현을 쓰면 “소비에트와 대중과 혁명에 대한 독점권을 볼셰비키에게 내준” 셈이 된 것이었다. “우리 자신의 어리석은 결정 때문에 우리가 레닌의 총 ‘노선’의 승리를 보장해준 꼴이 된 것이다” (147쪽)


무엇보다, 레닌은 농민에 대한 정책에서 스탈린과 달랐다. 레닌은 스탈린의 통치 아래서 이루어졌던 폭력적인 방식으로 농업 집단화가 수행되는 것을 허용하지 않았을 것이다. 레닌이 신경제정책(네프 NEP)에 대해 품었던 혁명의 비전은 장기적인 관점에서 스탈린과 마찬가지로 유토피아적이었지만, 스탈린이 1928~1929년 신경제정책을 번복하면서 선포한 ‘대전환’보다 더 농민 친화적이었고, 더 다원적이고, 더 관용적이었다. (199쪽)


공산주의는 민족주의적으로 변했고, 민족 주의는 소비에트 방식으로 재구성됐다. 우리가 티마셰프나 트로츠키의 견해에 동의하든 동의하지 않든 간에, 스탈린 정권의 강화는 혁명 초기의 유토피아적 꿈보다는 견고하고 친숙한 원리에 근거해 국민의 지지를 동 원하려는 시도에 확실히 근거하고 있었다. (262쪽)


1945년에는 어떤 개혁도 일어나지 않았다. 종전은 황폐해진 소련 경제를 재건하기 위해 5개년 계획의 자급자족정책과 금욕 생활로 회귀하는 것을 의미했다. 이데올로기적인 측면에서 스탈린 정부는 냉전 시기 서방과의 투쟁을 대비해 나라를 무장하고자 통제의 끈을 조였다. (337쪽)


흐루쇼프는 한 번도 권력을 확고히 잡아본 적이 없었다. 처음부터 그의 탈스탈린화 계획은 스탈린의 충복으로서 정치 경력을 쌓았던 고위 당지도자들의 반대에 부딪혔다. (385쪽)

 

고르바초프는 알맞은 때를 기다렸다. 그는 ‘근위대’ 수구파에 자신이 안드로포프의 개혁을 이어나갈 것이라는 인상을 주지 않으려고 조심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는 중앙위원회 내에서 자신의 지지 세력을 쌓아갔고, 해외 순방으로 자신의 위신을 키워갔다. (401쪽)


러시아인들이 공산주의 체제의 사회적 트라우마와 질환으로부터 치료받는 데에는 수십 년이 걸릴 것이다. 정치적으로 혁명은 죽었는지 모른다. 하지만 혁명은 100년 동안의 그 폭력적인 사이클 속에 휩쓸린 사람들의 정신 속에서 사후의 삶을 계속 살아가고 있다. (435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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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1.01 11:49


딥 씽킹 

인공지능 시대, 인간의 위대함은 어디서 오는가?

가리 카스파로프 지음 | 박세연 옮김



컴퓨터가 인간을 이겼을 때 인간의 위대한 여정은 시작됐다


앨런 튜링의 체스 기계부터 알파고까지,

전설적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가 전하는

인간과 대결한 인공지능의 역사와 그 미래에 관한 담대한 통찰


“제4차 산업혁명으로 더없이 혼란스러운

우리들에게 던지는 가장 내밀한 조언”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인공지능 기술의 분수령이 된 사건에 관한

철저한 기록이자 기술 진보의 역사에 관한 깊은 사색”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1997년, 가리 카스파로프와 IBM의 슈퍼컴퓨터인 딥블루의 체스 경기는 기술 진보의 역사상 가장 중요한 순간이었다. 그것은 가장 고도화된 두뇌 게임의 세계에서 군림하던 인간 챔피언을 무너뜨린 기계가 등장한 사건이었고,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시대의 개막을 알리는 신호탄이었다.

가리 카스파로프는 그가 인류 최강의 체스 챔피언으로 활약하던 20년의 세월 동안, 새로운 세대의 체스기계가 등장할 때마다 대결을 벌이며 인공지능의 탄생과 진화를 목격했다. 그는 기계에게 패배한 ‘인공지능 세상의 존 헨리’가 되어 사라지는 대신, 이 강력한 문명사적 소용돌이를 기록하고 탐구하고자 했다. 그가 살펴본 인공지능과 인간 사이의 대결의 역사, 그리고 미래에 관한 새로운 전망은 우리 시대의 가장 중요한 질문을 던진다.


이제, 인간과 기계는 서로 무엇을 겨루고 어떻게 협력할 것인가?

이제, 무엇을 인간의 고유한 능력으로 선언할 것인가?


“기계가 인간의 삶을 위협한다는 것이

정확하게 어떤 의미인지 나보다 더 잘 아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당황하지도 실수하지도 않는 존재, 기계와 경쟁하고 협력하며 살아갈 이들을 위한 안내서


테이블 맞은편에 새로운 차원의 지능이 앉아있는 것처럼 느껴졌다.” 1996년, 가리 카스파로프는 IBM의 슈퍼컴퓨터 딥블루와 체스 게임을 벌인 뒤 <타임>지와의 인터뷰에서 그가 느꼈던 당혹감을 털어놓았다. 1996년의 대국은 카스파로프의 승리로 끝났지만, 1년 뒤 치러진 재대결 경기에서 카스파로프는 결국 컴퓨터에게 체스 게임의 왕좌를 내어주었다. 상황이 유리하다고 우쭐대지도, 불리하다고 좌절하지도 않는 존재. 게임을 치르는 여섯 시간 동안 지치지 않고, 시계 초침 소리에 조급함을 느끼지도 않으며, 집중력이 흐트러지는 일도 없는 상대와 겨룬 다는 것은 인류 최강의 체스기사였던 카스파로프에게도 당혹스러운 경험이었다.

카스파로프는 기계와의 대결이 가져온 생소함과 불안감, 그리고 좌절감을 그대로 남겨두는 대신 철저히 복기하는 길을 택했다. 그는 앨런 튜링의 체스 기계부터 알파고까지 인공지능 기술이 탄생하고 진화해온 과정을 되짚으며, 그 뒤에 가려진 ‘생각하는 기계’를 만들고자 했던 수많은 과학자들의 열정과 분투를 복원해낸다. 기계가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을 할 수 없는지, 인간은 무엇을 할 수 있는지에 관한 그의 발견은 서로 다른 두 존재의 능력을 어떻게 ‘결합할 것인가’에 관한 더 큰 물음으로 나아간다.

인공지능 기술이 산업과 노동 전반을 재편하고 우리의 일상으로 파고드는 오늘날, 그가 느꼈던 당혹감은 이제 우리 모두의 것이 되었다.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기 위해 애쓰며 기술 진보의 의미를 조망한 그의 기록은 그래서 더욱 값지게 다가온다.


“새로운 기술을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충분한 안전장치와 더불어 용기가 필요하다. 20년 전 딥블루와 마주 앉았을 때, 나는 뭔가 낯설고 불안한 느낌을 받았다. 여러분도 아마 무인 자동차에 처음 오를 때, 혹은 컴퓨터 상사로부터 처음으로 업무 지시를 받을 때, 나와 똑같은 감정을 느낄 것이다. 그러나 신기술로부터, 그리고 우리 자신으로부터 최고의 잠재력을 이끌어내려면 이러한 두려움에 당당히 맞서야 한다. (…) 인공지능은 망치로 터널을 뚫거나 체스를 두는 다양한 활동이나 기술을 대체하는 단계를 넘어서서, 인간을 더 인간답게 만들어줄 것이다.” _들어가며


‘딥블루 vs 카스파로프’ 체스 대국 20주년 기념

전설적 체스 챔피언 가리 카스파로프가 직접 전하는 세기의 대결, 그 이후의 세계


“두려움 없이 함께할 때, 인간의 위대한 여정은 시작된다”

- 인공지능이 멈추고 인간의 창의성이 시작되는 곳


2017년 5월, ‘딥블루 vs 카스파로프’의 체스 대국은 20주년을 맞이했다. 그동안 인공지능은 검색 기술에 의존하던 수준에서 스스로 규칙을 학습하는 수준으로 눈부신 도약을 거듭했다. 지난 10월, 구글 딥마인드가 발표한 알파고 제로(AlpaGo Zero)는 기보 등 ‘인간의 지식’이 전무한 상황에서도 훈련 시작 36시간 만에 이전 버전인 알파고를 가볍게 제압하는 등 놀라운 성취를 보여주어 인공지능 세상에 또 한 번의 지각변동을 예고하고 있다. 카스파로프는 지난 반세기 동안 이어졌던 인간과 인공지능의 대결의 역사를 차근히 살피며, “이제 우리는 인간과 기계가 대결을 벌이는 거대한 시나리오 속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선언한다. 초당 2억 개의 포지션 검색이 가능했던 딥블루, 그리고 혼자서 490만 판의 바둑을 두며 그동안 인간의 바둑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새로운 수를 발견해내는 알파고 제로의 등장 앞에서 무력감을 느끼는 대신, 이 위력적인 기계의 힘을 사용할 ‘인간의 더 깊은 생각’을 요청하는 것이다.

인공지능의 위력을 가장 극적으로 경험하고 그 잠재력을 절감했던 카스파로프는, 기술을 인간 능력의 도약대로 삼기 위한 연구와 모색을 거듭했다. 체스 컴퓨터와 인간이 한 팀을 이뤄 경기를 펼치는 ‘어드밴스드 체스(Advanced Chess)’는 그 결과 중 하나다. 이 대회에서, 강력한 컴퓨팅 파워나 인간 기사의 실력이 뛰어난 팀이 아니라 인간과 기계의 더 나은 협력 프로세스를 만든 팀이 우승한다는 사실은 의미심장하다. 이제 그는 옥스퍼드 마틴스쿨의 인류미래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에서 여러 학자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인간과 기계의 관계가 어디로 나아가고 있는지를 함께 연구하고 있다. 끊임없이 협력의 미래를 그리는 이 책 《딥 씽킹》을 통해, 독자들은 테크놀로지 시대를 살아갈 강력한 통찰을 발견할 것이다.


“이제 우리는 인간과 기계가 대결을 벌이는 거대한 시나리오 속에서 다음 장으로 넘어가고 있다. 언제나 그러하듯이 우리는 이러한 흐름을 로봇의 손이 우리의 목을 조여오는 것으로 바라볼 수도 있고, 아니면 인간이 스스로 도달할 수 있는 곳보다 더 높은 곳으로 도약하게 해주는 것으로 바라볼 수도 있다.” _3장 「인간 vs 기계」중에서

“딥블루에게 졌을 때, 나는 내가 사랑하는 체스 게임이 끝났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그것은 인간의 의심이고 인간의 두려움이었다. 나는 졌지만, 존 헨리와 같은 운명에 처하지는 않았다. 대신 그 두려움을 정복해야만 인간의 능력을 가장 높은 곳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는 것을 배웠다.” -카스파로프, 2017년 5월 TED 강연 중에서



저자 소개


가리 카스파로프(Garry Kasparov)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체스 그랜드마스터. 2005년 은퇴한 후 비즈니스 리더들을 위한 강연과 인권 운동, 저술 작업 등 활발한 활동을 펼쳐왔다. 전 세계 수십 개국에서 전략적 사고, 성과개선, 기술혁신을 주제로 다양한 컨퍼런스와 세미나를 이끌고 있으며, 월스트리트저널을 비롯한 다양한 언론 매체에 글을 기고하고 있다. 현재 ‘책임 있는 로봇 연구 재단(Foundation for Responsible Robotics)’의 최고자문위원회 위원을 맡고 있으며 2013년부터 옥스퍼드대학교 마틴스쿨의 객원연구원으로서 인류미래연구소(Future of Humanity Institute)의 학자들과 함께 학문간 통섭과 인간과 기계의 의사결정을 연구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챔피언 마인드》, 《겨울이 오고 있다(Winter Is Coming)》 등이 있으며 이 책들은 12개 이상의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다.

 

추천사


세계 체스대회에서 10년간 맞수가 없었던 그랜드마스터, 그러나 ‘IBM 딥블루’에게 모욕적인 패배를 당하며 ‘인공지능의 위협’을 가장 뼈저리게 절감한 최초의 인간, 그 후 오히려 적과 손잡고 ‘인공지능과 인간지성의 협업’을 위해 남은 인생을 바친 정치인, 그 과정에서 인공지능의 한계와 인간지성의 가능성을 발견한 낙관주의자! 게리 카스파로프는 알파고와 이세돌의 세기의 대국을 목격하고 제4차 산업혁명으로 더없이 혼란스러운 우리들에게 가장 내밀한 조언을 던진다. 인간지성의 미래는 인공지능과의 협업에 달려있다고, 인공지능으로 인해 인간 창의성은 오히려 극대화될 수 있다고 주장하는 그의 목소리에서 ‘테크놀로지 시대’를 살아가는 데 필요한 통찰을 발견한다. - 정재승, KAIST 바이오및뇌공학과 교수


카스파로프는 기계와의 경쟁을 염려하는 데 머물러서는 안 되며, 이제 인간과 기계의 능력을 결합할 수 있게 되었음에 기뻐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바로 그 지점에서, 인간의 지혜는 시작된다. -<가디언>


이 책은 인공지능 기술의 분수령이 된 사건에 관한 철저한 기록이자 기술 진보의 역사에 관한 깊은 사색을 보여준다. -데미스 하사비스, 구글 딥마인드 CEO


가로세로 여덟 칸의 체스판과는 달리 우리가 사는 세상은 무한한 공간이고, 수학이나 통계적 계산만으로는 이해될 수 없다. 기계 지능의 본질적인 경직성은 인간이 유연하고 직관적인 지능을 발휘할 틈새를 언제나 남겨놓는다. 카스파로프는 우리가 계속 목적을 이루기 위해 컴퓨터의 힘을 이용하는 것을 경계한다면, 기계가 인간을 대체하는 일은 없겠지만 인간이 가장 위대한 성취를 맛볼 수도 없으리라고 경고한다. - 니콜라스 카,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 저자


우리 시대의 핵심 경제 문제, 즉 생각하는 기계의 세계에서 인간으로서 어떻게 분투해야 하는가에 대한 중요하고 낙관적인 이 책은, 인간에게 주어진 고유한 영역이 무엇인가를 설명한다. 로봇기술의 등장 앞에서 초조해하며 손을 비비는 대신에, 우리는 모두 이 책을 읽고 미래를 껴안아야 한다. -월터 아이작슨, 《스티브잡스》《이노베이터》 저자


이 책은 카스파로프를 그대로 빼닮았다. 매혹적이고, 날카로우며 도발적이다. 이 책에서 그는 존 헨리 이후 인간과 기계의 가장 유명한 대결이 벌어졌던 그날의 이야기를 마침내 들려준다. -앤드루 맥아피, 《제2의 기계시대》 저자


《딥 씽킹》은 인공지능 세상에 첫발을 디딘 독자들을 위한 훌륭한 안내서다. 어떤 과학자나 기술 혁신가도, 카스파로프만큼 확신을 가지고 디지털 혁명의 긍정적 사례를 만들어낼 수 없다. ‘새로운 세상에 대한 예고’보다도, 이 책에 담긴 ‘인간과 기계 사이의 대결에 관한 인간적 관심사’가 더욱 깊은 인상을 남긴다. 결국 패배하긴 했지만, 카스파로프는 실리콘 두뇌를 상대로 전력을 다했다. 많은 비극적 영웅들은 비극을 이겨내고 돌아오지 못했지만 그는 해냈다. -〈선데이 타임스〉


《딥 씽킹》은 두 가지 교훈을 준다. 미리 패닉에 빠지지 말 것, 그리고 당신의 진짜 적이 누구인지를 구별할 것. -〈데일리 텔레그래프〉


체스 훈련과 마찬가지로, 우리의 약점이 무엇인지를 정직하고 냉철하게 평가하는 일은 다가올 세상에 더 잘 준비할 수 있게 한다. -〈파이낸셜타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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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7.10.16 17:03




실리콘밸리 스토리

 

휼렛 패커드의 차고에서부터 스탠퍼드의 인맥까지

새로운 아이디어와 치열한 욕망은 어떻게 태어나는가

 

황장석 지음





책 소개

 

 

첨단 기술의 메카를 만든 역사에서 멘털리티까지

4차 산업혁명 시대 우리가 알아야 할 실리콘밸리의 모든 것

 

‘지구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돈다’라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만큼 실리콘밸리는 전 세계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에 막대한 영향을 끼친다. 하루에도 수십, 수백 개의 기업이 생겨났다가 사라지고 천문학적인 액수의 자본이 들어왔다 빠져나가는 곳. 4차 산업혁명의 최전선 실리콘밸리는 어떤 원리로 움직이고 어떻게 돌아가고 있을까?

이 책은 하루가 멀다고 세상에 없던 새로운 것을 만들어내는 실리콘밸리는 대체 어떤 곳인가 하는 단순한 호기심에서 출발한다. ‘누가, 어떻게 과수원을 실리콘밸리로 변화시켰을까?’라는 물음에서 시작한 이야기는 ‘왜 전 세계 수많은 인재와 투자가는 실리콘밸리에 몰려들까?’, ‘유연하고 자유로운 기업 문화를 넘어 젊은 엔지니어들을 끌어당기는 힘은 무엇일까?’, ‘아이디어와 기술과 자본은 어떻게 연결되어 조화롭게 작동할까?’, ‘인도와 중국계 이민자가 실리콘밸리를 이끄는 키맨이 된 까닭은?’ 등과 같은 질문으로 꼬리에 꼬리를 물고 이어진다.

실리콘밸리의 성장과 성공에 관한 기존의 관점은 몇몇 천재적인 기업가를 중심으로 한 창업과 혁신적인 기업 문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실리콘밸리 스토리》는 그러한 관점에서 한발 더 나아가 오늘날 혁신의 심장 실리콘밸리를 있게 한 사람들과 그들의 욕망이 모여 일궈낸 다양한 문화·경험·제도까지, 실리콘밸리여서 가능했던 성공의 메커니즘에 주목한다.

기자 출신 저자는 실리콘밸리에 거주하면서 기업 구성원으로서가 아니라 외부의 관찰자로서 보다 넓은 시야로 실리콘밸리 구석구석을 들여다보았다. 독자는 역사적으로 유례없는 성공을 유지하는 비결인 실리콘밸리만의 독특한 사고방식을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이 책은 4차 산업혁명이라는 거대한 물결이 출렁이기 시작한 지금, 세계의 표준을 만들어가는 실리콘밸리를 이해하고 새로운 미래를 준비할 수 있는 가장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교양서가 되어줄 것이다.

 

 

실리콘밸리를 읽는 4가지 키워드

차고 창업, 스탠퍼드 대학, 너드와 투자가, 이민자

 

차고 창업: 차고가 없어서 스티브 잡스가 없는 걸까?

창업 신화 이전에 먼저 알아야 할 실리콘밸리의 생태계

실리콘밸리에서 성공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것이 ‘차고 창업’이다. 혹자는 실리콘밸리 차고 창업의 성공 신화를 부러워하면서 차고가 없는 우리 문화에 안타까움을 표하기도 한다. 그런데 정말 우리에게는 차고가 없어서 스티브 잡스 같은 인물이 나오지 않는 걸까? 차고가 혁신적인 아이디어를 기술로 실현해내기에 적합한 공간인 것만은 분명하다.

실제로 휼렛과 패커드는 1939년 월세 45달러의 주택에 딸린 차고에서 공식적으로 창업을 하면서 차고 창업의 시작을 알렸다. 휼렛패커드는 1970년 직원 1만 6000명에 연 매출 3억 3000만 달러를 달성하며 세계적 기업으로 성장했다. 그로 인해 해당 차고는 1989년 ‘실리콘밸리가 태어난 곳’으로 ‘캘리포니아주의 역사적 랜드마크(California Historical Landmarks)’로 지정되었고, 2007년에는 미국 연방정부가 ‘역사적 장소(National Register of Historic Places)’로 지정하기도 했다.

그러나 실리콘밸리를 선도하는 기술 기업과 천재 기업가의 성공담만으로는 실리콘밸리 생태계를 온전히 이해하기 어렵다. 실리콘밸리라는 공간에서 기업이 성장할 수 있었던 까닭은 개별적 자생이 아니라 상호의존적 공생에 의한 것이기 때문이다. 그 공생은 실리콘밸리를 이루고 있는 다양한 구성원과 크고 작은 공동체들의 ‘연결’에서 비롯된다.

이제는 차고 창업의 성공 신화에서 벗어나 실리콘밸리를 이루고 있는 토대가 무엇인지, 실리콘밸리를 든든하게 지탱하고 있는 그곳 사람들만의 네트워크는 어떻게 이루어져 있고,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를 바로 보는 것이 중요하다.

 

스탠퍼드 대학: 전 세계 인재들이 실리콘밸리로 몰려드는 까닭은?

인재, 교육, 자본이 선순환하며 창업에 최적화된 혁신의 요람

스티브 잡스가 생전에 유일하게 졸업식 축사를 한 대학. 실리콘밸리의 구심점 역할을 하는 혁신의 요람. 바로 스탠퍼드 대학의 이야기다. 스탠퍼드 대학은 명실공히 실리콘밸리 네트워크의 허브로 자리하고 있다. 스탠퍼드에서는 새로운 아이디어만 있으면 누구든 도전의 기회를 얻고, 성패에 상관없이 늘 또 다른 가능성에 도전할 기회가 열려 있다. 그 저변에는 훌륭한 스승이자 창업 멘토가 되어주는 교수진이 있다.

‘실리콘밸리의 아버지’로 불리는 프레드 터먼 교수는 휼렛과 패커드를 비롯하여 트랜지스터를 개발하며 노벨상을 받은 윌리엄 쇼클리 등을 실리콘밸리로 불러들이며 지역에 기술 기업의 토대를 세우는 데 큰 공헌을 했다. 2000년부터 2016년까지 총장을 지내며 스탠퍼드 대학의 위상을 크게 올려놓은 창업가 출신의 존 헤네시 총장 또한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래리 페이지와 세르게이 브린의 창업에 지대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나아가 스탠퍼드 대학은 세계에서 창업 환경에 가장 특화된 교육 기관이기도 하다. ‘디스쿨’로 대표되는 창의성과 자율성을 살린 학생 주도적 강의는 젊은 인재들의 능력을 확장시키는 프로그램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대학이 나서서 ‘기술 이전 사무소(Office Technology Licensing)’를 운영하며 학생과 기업 간의 특허 사용 계약을 담당하며 챙긴 로열티로 다시금 학생들을 지원한다. 이처럼 실리콘밸리의 중심에 있는 스탠퍼드 대학에는 창업을 꿈꾸는 이들에게는 너무도 매력적인 교육과 기술, 자본이 선순환하는 토대가 만들어져 있다.

 

너드와 투자가: 실리콘밸리에서 기술과 자본은 어떻게 연결될까?

위험 부담을 감수한 대담한 벤처 투자의 비법

실리콘밸리 벤처 기업 육성 기관의 대명사인 와이 콤비네이터. 이곳의 공동 설립자이자 벤처 투자가인 폴 그레이엄은 “너드와 부자가 둘 다 있는 지역만이 신생 기업의 허브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언뜻 보면 간단해 보이지만, 실제로 무엇에 완전히 미쳐있는 너드와 신생 기업에 위험 부담을 감수하고 투자하는 투자가가 모여 있는 지역을 만들기란 쉽지 않다.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을 운영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여름방학에 친구들을 이끌고 실리콘밸리로 날아갔다. 그들에게 실리콘밸리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드는 공간이자 늘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공간’이었기 때문이다. 벤처 투자가들은 자연스레 아이디어가 샘솟는 공간으로 발길을 돌린다. 미국 서부의 ‘월스트리트’라고 불리는 샌드힐로드가 대표적이다. 전설적인 벤처 투자가 유진 클라이너는 그 자신이 유능한 엔지니어이자 창업가 출신으로, 큰돈을 번 후 창업을 희망하는 가능성 있는 너드들의 든든한 지원자가 되었다.

시대를 내다보는 통찰력과 민첩한 판단력은 벤처 투자가가 지녀야 할 기본적인 덕목이다. 실리콘밸리에서는 거기서 한발 더 나아가 기술을 이해하는 엔지니어 출신, 특히 창업까지 해본 경력의 투자가가 수없이 많다. 그로 인해 투자가들은 단순히 자본을 투자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기업의 설립부터 확장까지 조언을 아끼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돕는 경우가 많다.

 

이민자: 인도와 중국이 실리콘밸리를 움직인다?

다음 시대를 이끌어갈 키맨으로 떠오른 두 나라 사람들

“실리콘밸리는 IC 위에 만들어졌다”라는 말이 있다. 여기서 IC는 반도체 집적회로가 아니라 인도계(India)와 중국계(Chinese)를 의미한다. 그만큼 실리콘밸리에 인도계와 중국계 엔지니어가 많다는 뜻이다. 인도와 중국계 이민자들은 각각 페이스북 본사에서 바다 건너 동쪽에 위치한 프리몬트와 애플의 도시 쿠퍼티노를 장악하고 있다.

인도와 중국 모두 20세기 초에 노동 이민자들이 다수 이주하면서 미국에서의 세력이 형성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부터는 고등 교육을 받은 이공계 인재들의 이민이 주를 이룬다. 실리콘밸리는 가난하고 꿈을 펼치기 어려운 환경의 조국에서 벗어나 꿈을 찾아온 아시아계 이민자들의 천국이 되어가고 있다.

과거 차별과 억압, 가난에 시달려야 했던 아시아계 이민자들이었으나 최근에는 특유의 응집력과 억척스럽기까지 한 학구열, 끈기가 빛을 보고 있다. 2011년에는 샌프란시스코에서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에드윈 리가 중국계 시장으로 당선되었는가 하면 인도계 순다르 피차이는 43세에 구글 CEO 자리에 오르기도 했다. 그 수가 압도적으로 많은 것은 아니지만, 인도와 중국계 이민자들은 점차 실리콘밸리 내에서 영향력을 키워가고 있다.

 

 

저자 소개

 

지은이 황장석

서강대학교에서 정치외교학을 전공했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 학위를 받았다. 2002년 2월부터 2014년 1월까지 동아일보와 서울신문에서 정치·사회·문화부 기자로 일했으며, 2012년 말 스탠퍼드 대학교 후버연구소에서 객원 연구원으로 지내다 실리콘밸리 생활이 길어지면서 정착하게 되었다. 야후 본사가 있는 서니베일과 전기 자동차 테슬라 공장이 있는 프리몬트를 거쳐 현재는 실리콘밸리 남부 산호세에 살면서 <머니투데이>, <티타임즈> 등에 글을 기고하는 저널리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책 속에서

 

이 책은 실리콘밸리의 새로운 기술과 혁신, 그리고 업무 환경에 초점을 맞추지 않는다. 그보다는 실리콘밸리를 그런 것들의 상징으로 만들어온 과거와 현재 사람들의 이야기에 주목한다. 요컨대 세계가 동경하고 때로는 추종하는 지금의 실리콘밸리가 만들어지기까지 ‘실리콘밸리 사람들’이 반세기가 훨씬 넘는 기간 동안 쌓아온 경험과 역사 그리고 문화에 대한 이야기에 주목한다. _프롤로그 중에서 _7쪽

 

HP의 차고 창업은 실리콘밸리 차고 창업의 대표적인 선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기술 기업이 창업 초기에 제품을 개발・생산・판매하는 것부터 추후에 투자를 받는 것까지 창업자가 회사를 키워가는 방식을 보여줬기 때문이다. _32쪽

 

잡스는 업무상 많은 공개 연설과 프레젠테이션을 했지만 대학 졸업식 축사를 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느냐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스탠퍼드 대학은 그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었다. ‘실리콘밸리라는 공동체와 깊이 연결돼 인재를 키워내는 대학’이라는 일종의 존경심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_55쪽

 

교수가 창업을 하고, 학생들의 창업을 지원하며, 현실의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에 기여하는 동시에 ‘부의 창출’을 중시하는 것이 스탠퍼드 대학의 학풍이다. ‘실사구시’인 셈이다. 그런데 이런 학풍은 헤네시 전 총장이 세운 것이 아니다. 그보다 앞서 스탠퍼드 대학을 이끌었던 사람들이 기반을 만들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_81쪽

 

실리콘밸리의 벤처 투자가들은 유망한 신생 기업에 자금만 투자하는 것이 아니라 창업 단계부터 창업 직후까지, 즉 회사가 틀을 잡아나가고, 제품을 생산・판매하고, 시장을 확장해 규모를 키워가는 단계까지 개입하는 경우가 많다. 창업을 주도하여 회사를 세우는 역할을 하는 것이다. _127쪽

 

하버드 대학 재학 시절 페이스북을 만든 마크 저커버그는 페이스북 웹사이트를 운영한 지 몇 달 뒤인 여름방학에 친구들을 이끌고 실리콘밸리로 날아왔다. ‘실리콘밸리’라는 지역에는 인재를 끌어들이는 매력이 있기 때문이었다. 저커버그에게 실리콘밸리는 ‘똑똑한 사람들이 모여서 무언가를 끊임없이 만드는 공간, 그래서 늘 새로운 것이 탄생하는 공간’이었다. _138쪽

 

실리콘밸리는 에번 스피걸, 마크 저커버그, 스티브 잡스가 그랬던 것처럼 ‘대학을 중퇴해도 성공할 수 있는 곳’일지 모른다. 게다가 ‘피터 틸의 아이들’도 계속해서 중퇴자 창업가로 등장하고 있다. 다만 피터 틸 같은 든든한 지원군이 없다면 대학 중퇴는 약점이 될지언정 강점이 될 수는 없다. _220쪽

 

실리콘밸리가 제2의 전성기를 구가하고 고액 연봉을 받는 엔지니어들이 이 지역으로 몰리면서 집값을 중심으로 물가가 급등했다. 실리콘밸리의 직장에 다니고 도시 생활을 선호하는 젊은 직장인들이 많이 사는 곳이자 실리콘밸리의 호황과 더불어 IT기업들이 몰리고 있는 샌프란시스코의 물가도 가파르게 상승했다. _230쪽

 

주위에서 투자를 받기도 어렵지 않으니 자신의 돈만 쏟아부어 창업을 하는 것은 아니다. 다시 창업을 하지 않더라도 다른 유망한 신생 기업에 자금을 대는 에인절 투자자로 나서기도 하고 와이 콤비네이터처럼 종합적으로 기업 육성을 지원하기도 한다. 그리고 이런 성공한 선배들의 지원을 받으며 다시 후배들이 도전에 나서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진다. _253쪽

 

 

차례

 

프롤로그

 

제1부 이글거리는 태양이 탄생하다

 

1장 실리콘밸리는 어디에서 시작됐을까

60년간 묻혀 있었던 맥주 상자의 비밀 | 차고에서 태어난 실리콘밸리 | 학습 장애를 집중력으로 바꾼 휼렛 | 공부도 운동도 잘했던 리더, 패커드 | HP가 실리콘밸리에 뿌린 씨앗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캘리포니아의 역사적 랜드마크

 

2장 실패한 기업가 쇼클리, 실리콘밸리에 주춧돌을 놓다

트랜지스터를 발명한 천재 과학자 | 실리콘을 들고 팰로앨토로 돌아오다 | 삼박자를 갖추고도 실패하다 | 쇼클리의 공헌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윌리엄 쇼클리의 부고

 

3장 혁신의 요람 스탠퍼드 대학은 누가 만들었을까

실리콘밸리에서 스탠퍼드 대학이란? | 스탠퍼드 대학을 설립한 스탠퍼드 | 죽은 아들을 위해 대학을 세우다 | ‘술 없는 도시’ 팰로앨토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존 헤네시 총장의 스티브 잡스 소개사

 

4장 두뇌 은행 스탠퍼드 대학 없이는 창업도 없다

오바마의 만찬에 초대받은 유일한 교육자 | 선순환을 창출하는 ‘실사구시 학풍’ | ‘실리콘밸리의 아버지’ 프레드 터먼 | 실리콘밸리를 키운 스탠퍼드 연구 단지 | 스탠퍼드 대학원에 뒷문을 만들다?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카이스트 철립의 청사진, 터먼 보고서

 

 

2부 지구는 실리콘밸리를 중심으로 돈다

 

5장 불평등과 불편함이 낳은 스타트업의 성지, 샌프란시스코

금융 도시를 스타트업 도시로 만든 밤 문화? | 경제 위기는 어떻게 기회가 됐을까 | 우버, 샌프란시스코에서 시동을 걸다 | 에어비앤비, 샌프란시스코에 둥지를 틀다 | 느슨한 규제가 기업을 키우다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한국의 우버와 에어비앤비 불법 논란

 

6장 그 많은 돈은 어디에서 왔을까

엔지니어에서 기업가로, 그리고 투자가로 | 투자가 이상의 투자가, 설립자 | 말이 아니라 기수를 보고 베팅한다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의 노벨상, 브레이크스루상

 

7장 실리콘밸리의 필요 조건, 어느 너드의 성공 스토리

부자와 너드가 모여 있는 곳 | 게임 소년 호프먼, 너드에서 일류 투자가 되다 | 피터 틸과 ‘페이팔 마피아’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미국인의 정체성 표현 수단, 자동차 번호판

 

8장 캐주얼과 해커 정신으로 권위에 도전하다

구글 주방장과 록밴드 그레이트풀 데드 | 영감의 원천, 히피 축제 ‘버닝맨’ | 구글의 나이 많은 친구와 <지구 백과> | 해커가 만든 해커의 기업, 페이스북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SXSW(South By Southwest)

 

 

3부 실리콘밸리는 이렇게 돌아간다

 

9장 애플의 도시는 차이나 시티인가

애플의 도시는 차이나 시티? | ‘변발 청년’의 아메리칸 드림 | 오바마의 딤섬 테이크 아웃 | 기술을 들고 온 신세대 이민자들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스탠퍼드 대학 캠퍼스의 중국인 유학생

 

10장 수학 천재 인도인들의 아메리칸 드림

실리콘밸리는 인도 천하? | 실리콘밸리에 인도인 공동체를 만든 대학 | 미국으로 유학 간 수재들, 돌아오지 않다 | 인도 엔지니어의 꿈, 미국 비자 | 억척스러운 인도 부모의 스파르타 교육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 명문고의 자살 비극

 

11장 실리콘밸리의 ‘대학 중퇴 프로젝트’

손해 볼 것 없던 ‘창업 후 중퇴’, 스피걸과 저커버그 | 계획에 없던 ‘중퇴 후 창업’, 잡스와 워즈니악 | 실리콘밸리의 ‘대학 중퇴 실험’ | 대학 중퇴 실험의 씁쓸한 성공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어느 통근버스 스타트업이 망한 진짜 이유

 

12장 팰로앨토의 판자촌과 샌프란시스코의 홈리스

축복받은 날씨가 불러온 ‘판자촌’ | 교사를 찾습니다 | 샌프란시스코 스타벅스 화장실의 잠금장치 | 전기 자동차 인기의 이면 | 왜 구글버스를 막아섰을까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의 세금 회피 전통

 

 

4부 성공을 위해 실패를 권하다

 

13장 엑시트의 기회는 누구에게나 열려 있다

인수 전쟁과 만만치 않은 엑시트 | 엑시트해도 손 털고 나가지 않는다 | 피벗이 있어 실패는 없다?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아이디어를 중시하는 실리콘밸리의 절도 사건

 

14장 실리콘밸리는 4차 산업혁명을 어떻게 준비하는가

실리콘밸리 쇼핑몰의 경비 로봇 | 인공지능 자동화의 대표 주자, 자율주행차 | 햄버거 로봇과 인앤아웃 점원들 | 불분명한 미래, 해법은 교육? | 실리콘밸리의 기본소득 실험 | 4차 산업혁명이 만들 미래는 유토피아인가 | [인사이드 실리콘밸리] 실리콘밸리의 아날로그 방식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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