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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31 14:01





#책 소개


사이비 종교는 어떻게 심리를 조작하고

불법 다단계, 테러 조직, 사기꾼은 어떻게 사람을 현혹하는가

연약한 인간의 본성을 교묘하게 파고드는 위험한 심리학의 실체


멀쩡해 보이던 사람이 사이비 종교에 빠지고, 불법 다단계에 들어가고, 테러리스트가 된다. 심지어 그들 중에는 유복한 가정환경에서 자라 엘리트 코스를 밟아온 사람도 적지 않다. 왜 그들은 자신에게 허락된 자유를 모두 포기한 채 꼭두각시처럼 조종당하는 길을 선택한 것일까? 우리는 흔히 나약한 마음을 지녔거나 타인에게 쉽게 의존하는 사람이 심리 조작에 잘 걸릴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런 성향을 지닌 사람이 심리 조작에 걸릴 확률이 높은 것은 사실이지만, 심리 조작은 보다 더 교묘하고 다양한 요인들의 복합 작용으로 이루어진다.

일본 정신의학계의 권위자인 오카다 다카시는 ‘심리 조작’이라는 영역을 깊이 있게 탐구한 몇 안 되는 전문가 중 하나이다. 이 책에서 저자는 심리 조작에 걸리기 쉬운 성격 유형에는 어떤 것이 있는지, 사람의 마음을 지배하고 조종하는 비밀스러운 기술은 어떻게 발달해 왔는지 놀라운 실험과 진기한 사례를 통해 생생하게 보여준다. 이 책은 의지할 곳 없는 사회에서 불안정한 마음을 안고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심리 조작이 도처에 널려 있음을 알려준다. 독자들은 흥미진진하게 전개되는 이야기를 따라가며 자연스레 심리 조작의 원리를 이해하고, 단단하게 자신을 지키며 사는 방법을 찾게 될 것이다.


평범한 그들이 꼭두각시가 되어버린 이유

불안한 내면이 심리 조작의 희생양을 만든다


9·11 테러가 발생한 뒤 미국에서는 테러리스트가 자라온 환경과 그들의 심리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전까지 테러리스트는 불우한 환경에서 자라고 사회에서 소외당하는 사람일 것이라는 의견이 지배적이었는데, 실제로는 풍족한 생활을 하며 대학까지 나온 이들이 많았다. 또, 지극히 평범해 보이던 사람이 갑자기 사이비 종교 집단에 들어가 가족과 연을 끊고 물건을 팔러 다니는 경우도 종종 접한다. 최면에라도 걸린 듯 자신이 속한 집단의 목표를 이념으로 삼아 교주의 뜻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다. 그들에게는 어떤 공통점이 있을까? 저자는 이 책에서 심리 조작을 당하기 쉬운 다섯 가지 요인을 제시한다.

‧ 늘 타인의 눈치를 보며 지나치게 상대방을 배려한다(의존성 인격장애)
‧ 모든 정보를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인다(높은 피암시성)
‧ 높은 이상을 꿈꾸는 한편, 마음속에 열등감을 지니고 있다(불균형한 자기애)
‧ 극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려 정신이 약해진 상태다(스트레스와 갈등)
‧ 주변에 믿고 의지할 대상이 없다(취약한 지지 환경)

이 중에서도 특히 의존성 인격장애 문제를 심리 조작에 걸린 사람들의 가장 큰 공통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주체적으로 생각하고 결정하지 못해 상대방에게 판단을 의존하고 항상 타인의 안색을 살피는 것이다. 오히려 자기를 대신해 결정해줄 사람이 없는 상황에 불안을 느끼는 경우까지 발생한다. 특히 오늘날처럼 개인의 소외감이 심해지는 현대 사회에서는 불안정한 내면을 다스리기가 더욱 힘들다. 똑같은 환경에 놓이더라도 심리 조작에 잘 걸리는 사람은 다른 사람보다 취약한 마음 밭을 지닌 사람들이다.


교묘하게 마음을 파고드는 심리 조작의 비밀

심리 조작은 어떻게 이루어지는가


‧ 제1의 원리: 정보 입력을 제한하거나 과잉되게 한다
‧ 제2의 원리: 뇌를 지치게 만들어 생각할 여유를 빼앗는다
‧ 제3의 원리: 구제를 확신하고 불멸을 약속한다
‧ 제4의 원리: 사람은 사랑받고 싶어 하며 배신을 두려워한다
‧ 제5의 원리: 자기 판단을 불허하고 의존 상태를 유지시킨다

저자는 위와 같이 심리를 조작하는 다섯 가지 원리를 통해 심리 조작이 고도의 기술을 체계적으로 활용하여 이루어지고 있음을 밝힌다. 테러 집단이나 사이비 교단은 심리 조작을 위해 조직원들을 '터널'과 같은 환경에 가둬놓는다. 인민사원의 교조 짐 존스가 미국 가이아나에 세운 '존스 타운'은 그야말로 허울 좋은 수용소였다. 심리를 조작하는 사람들은 의존적이고 애정을 갈구하는 이들을 강하게 몰아세우며 점점 주체성을 상실하게 만듦으로써 다른 생각이 들어갈 자리를 차단한다.

그렇다면 우리 주변에서 흔히 일어나는 심리 조작에는 어떤 것들이 있을까? 사이비 종교나 테러 조직 같은 극단적인 사례 말고도 불법 다단계 회사의 회원 모집이나 상품 판매에서부터 현란한 말발과 교묘한 질문으로 사람을 조종하는 사기꾼들도 많다. 원하는 방향으로 대답할 수밖에 없게 만드는 '예스 세트'나 '더블 바인드 기법'은 그 수법이 무척 노련해서 금방 깨닫기 어려운 심리 조작에 해당한다. 영화 화면에 순식간에 나타났다 사라지며 상품을 뇌에 각인시키는 '서브리미널 효과'도 심리 조작을 활용한 마케팅 사례이다. 이처럼 심리 조작은 다양한 층위에서 광범위하게 이뤄지며, 당하는 사람도 깨닫지 못하는 사이에 내면을 지배하고 행동을 조종하고 있다.


생생하게 펼쳐지는 20세기 심리 조작의 역사

《설득의 심리학》보다 강력하고 추리소설보다 흥미진진하다


심리 조작의 본질은 ‘속이는 행위’이다. 사람들의 마음속에는 대부분 두려움과 증오, 불안 등이 내재되어 있다. 심리를 조작하는 사람들이 그러한 심리를 이용해 원하는 행동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파블로프의 가설은 극단적인 상황에서 이해할 수 없는 선택을 하는 이들의 행동 원리를 설명해준다. 최면술과 암시로 대표되는 심리 조작은 초기에는 심리 질환을 치료하는 데 사용되었다. 프로이트 또한 치료에 최면술을 사용했지만 부작용을 염려해 해석을 통한 치료법을 개발했고, 이것은 융을 거쳐 정신분석학으로 발전했다. 그러나 이후에 실제로 심리 조작 기술을 악용하는 이들이 나타났고, 그들은 사이비 종교를 만들거나 최면을 걸어 은행 강도가 되게 하거나 추기경을 세뇌시켜 권력 구도의 재설계를 꾀하기도 했다.

냉전 시대에는 정보기관과 국가가 직접 나서 심리 조작을 적극적으로 활용했다. 전쟁 포로를 신문하거나 실험 대상으로 한 연구나 군인들을 자유자재로 조종해 기밀을 빼내는 활동에도 이용되었다. 주로 국익을 위해 비윤리적인 목적으로 연구되던 심리 조작은 전체주의 심리학과 행동주의 심리학으로 발전하게 된다. 냉전이 끝나자 세뇌 연구는 급속도로 쇠퇴했고, 보이지 않게 사회 구석구석으로 퍼져 나가 보편화된 기술로써 대중의 잠재의식을 자극하여 원하는 결과를 얻는 데 사용되고 있다.


이것은 교묘하게 우리를 조종하는 악당들의 심리학이자

그들로부터 불안한 자신을 지켜내는 가장 완벽한 방어법이다


심리 조작은 생각보다 단순한 형태로 사회 곳곳에 침투해 있다. 오늘도 많은 사람이 길거리에서 ‘도를 아느냐’며 접근하는 이들을 만나고, 다단계에 빠진 주변 사람들을 경계하고, 권력의 선동을 의심한다. 심리 조작의 덫은 이처럼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호시탐탐 우리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저자는 결국 이 책으로 인간이 자신의 연약한 본성을 어떻게 지켜낼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고 있다.

심리 조작 문제의 핵심은 얼마나 주체적으로 살아갈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오늘날 사람들은 대부분 보편적 가치와 애정에 굶주려 있고, 또 인간은 자신을 인정해주는 존재를 쉽게 배신하지 못한다. 심리 조작을 시도하는 사람들은 그런 취약한 심리를 파고들어 자신이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끔 만든다. 상처받기 쉽고 고독한 현대인이 심리 조작으로부터 자신을 지키기 위해서는 면역력을 기르는 것만이 해결책이다. 자신의 의지와 주체성을 잃지 않고, 불안정한 내면을 다스리려면 우리 주변에 만연한 심리 조작을 깨닫고 자신을 돌아봐야 할 것이다.



#저역자 소개


지은이 오카다 다카시岡田尊司
도쿄대 철학과를 중퇴하고 교토대 의학부에 들어간 독특한 이력을 지녔다. 졸업 후 동 대학원에서 정신의학 연구에 매진하며 교토의료소년원과 교토부립라쿠난병원 등에서 근무했다. 2013년에는 삶이 힘들고 팍팍해도 하루하루 견디며 살아가는 사람들이 언제든 가볍게 들러 마음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안전 기지’를 만들겠다는 생각으로 자신의 이름을 건 ‘오카다 클리닉’을 개원했다.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의 마음을 진단하고 치유한 《나는 왜 혼자가 편할까》와 《나는 왜 저 인간이 싫을까》는 일본에서 아마존 심리학 분야 베스트셀러에 올랐으며, 국내 독자들에게도 큰 호응을 얻었다. 그 밖의 지은 책으로 《상처받는 것도 습관이다》, 《나는 왜 형제가 불편할까?》, 《일이 나를 아프게 할 때》, 《나는 왜 적응하기 힘들까?》, 《아버지 콤플렉스 벗어나기》, 《나는 상처를 가진 채 어른이 되었다》 등이 있다.


옮긴이 황선종
한국외국어대학교 사학과, 일본 다이토분카대학 일본어과를 졸업하였고 동 대학원에서 일본어학 석사과정을 수료하였다. 현재 전문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차별받은 식탁》, 《둥지로부터 배우다》, 《독불장군 상대하기》, 《이익의 90%는 가격 결정이 좌우한다》, 《공간배치의 방정식》, 《독서력》, 《하버드 합격기준》, 《집짓기 해부도감》, 《가게 해부도감》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의존성 인격장애를 지닌 사람은 스스로 인생에 대한 결단을 내리지도 개척해가지도 못한다. 누군가가 뭔가 좋은 방법을 가르쳐주지 않을까 기대하고, 인생까지도 타인에게 맡겨버리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무방비 상태로 상대의 말에 귀를 기울이고 순순히 그 말에 다르게 된다. (50쪽)

심리 조작에도 다양한 형태와 단계가 있다. 널리 알려져 있는 전형적인 심리 조작은 독재자나 컬트 교주가 부하나 신도를 심리적으로 지배하거나, 정보기관이 첩보원을 세뇌해서 조종하는 것이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범위까지 확대하면, 악질적인 권유나 사기와 같은 영업 활동으로 물건을 판매할 때도 심리 조작 기법이 사용된다. 온갖 횡포를 부리는 자기중심적인 상사나 폭력적인 남편이 부하직원이나 아내를 마음대로 지배하는 것도 심리 조작이다. 부모가 아이들을 지나치게 속박하거나, 한 사람을 욕하고 따돌려서 심리적으로 몰아세우는 왕따도 심리 조작의 일종이다. (62쪽)

오래전부터 사용된 심리 조작 기법 중 하나는 ‘~인 척하는’ 것이다. 이 기법의 중요성을 맨 처음 지적한 이는 《군주론》을 쓴 마키아벨리다. 마키아벨리는 “군주는 신의나 성실을 정말로 갖추고 있을 필요는 없지만, 갖추고 있는 척을 해서 그렇게 여기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인 척해서 상대의 마음을 열게 하면, 원하는 대로 행동하게 하는 일은 식은 죽 먹기다. 어떤 시대에도 사용되는 상투적인 수단이라고 할 수 있다. (112쪽)

심리 조작이 마음을 조작할 의도로 사용되었을 때는 지극히 비인간적인 결과를 초래한다. 악질적인 심리 조작은 주체적으로 생각할 수 없게 하며, 집단이나 리더에게 의존하고 있는 상태를 계속 유지시키려고 한다. 한 개인으로서 성취해야 할 자립을 방해하는 기법인 것이다. (225쪽)

무언가를 마음의 지주로 삼고 의존하는 사람은 거기에서 벗어나려고 할 때, 반드시 상반되는 마음 사이에서 흔들리게 된다. 의존 상태에서 벗어나서 자립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는 한편, 의존하지 않고는 살아갈 수 없다는 불안감을 느끼고 자립해서 살아갈 자신도 잃게 된다. (284쪽)



#추천사


이 책은 스파이, 세뇌, 고문과 같은 정보전에 흥미를 가진 사람뿐 아니라 인간관계에 대한 보편적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도 읽을 만한 가치가 충분하다. 어떻게 한 사람이 손쉽게 다른 사람의 영혼을 세탁해서 자신의 것으로 만들 수 있는지, 또 그것이 특별한 취약성을 가지지 않은 우리 주변의 그 누구에게도 가능한 일일 수 있다는 것을 안다면, 혼란스럽고 바쁜 세상일수록 자신을 지키면서 이 세상을 살아가는 데 필요한 독립의지와 판단력을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것을 뼈저리게 깨달을 수 있다. _하지현(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이 책은 21세기 필독서이다. 심리 조작은 독이 될 수도 약이 될 수도 있다. 이 현상의 강점과 약점, 특히 악용됐을 경우의 위험에 대해 아는 것이 우리가 21세기를 살아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_《흐름을 꿰뚫는 세계사 독해》의 저자 사토 마사루(전 외무성 주임분석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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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10.31 13:53


베스트셀러 <음식의 언어> 국내편 출간!



혼밥 시대에 읽는 가장 맛있는 인문학


<우리 음식의 언어>


한성우 지음

한성우 지음



우리가 먹고 마시는 것을 어떻게 말하는가를 들여다보는 일은 우리의 삶을 돌아보는 것인 동시에 우리의 삶을 더욱더 풍성하게 하는 길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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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성우, <우리 음식의 언어>



최고의 화제작 《음식의 언어》 국내편!
먹방ㆍ쿡방 트렌드 속에서 그 본질을 읽고 싶어 하는 독자들의 지적 허기를 품격 있게 채워주었던 화제의 교양서 《음식의 언어》. 스탠퍼드대 대표 교양 강의를 엮은 책으로, 계량언어학의 석학 댄 주래프스키가 동서고금을 넘나들고 다양한 학문 분야를 가로지르며 펼쳐 보인 세계 음식 메뉴의 모험은 우리에게 인류 역사, 인간 심리, 혁신과 창조에 관한 다양한 통찰을 안겨주었다. 더불어 《음식의 언어》가 담지 못한 ‘우리 음식’에 대한 궁금증과 관심을 불러일으키기도 했다. 

이 책 《우리 음식의 언어》는 《음식의 언어》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우리 삶과 사회의 풍경을 그려낸다. 저자 한성우 교수는 20년 넘게 한반도는 물론 중국·러시아·일본을 넘나들며 진짜 우리말을 찾고 연구해온 중견 국어학자다. 그는 《음식의 언어》를 읽고 언어학자로서 동업자의 노고에 감탄하면서도 우리 음식을 먹고 우리말을 쓰는 누구나 쉽고 재밌게 읽을 수 있는 책을 써야겠다는 동력을 얻었다고 밝힌다.

《음식의 언어》가 앙트레부터 디저트까지 서양 음식의 코스를 따라 메뉴를 살폈다면, 이 책은 밥에서부터 국과 반찬을 거쳐 술과 음료에 이르기까지 우리네 밥상 차림을 따랐다. 밥상에 오른 음식의 이름에 담긴 우리의 역사, 한중일 3국의 역학, 동서양의 차이와 조우, 삼시세끼를 둘러싼 말들의 다양한 용법이 보여주는 오늘날 사회와 세상의 가장 솔직한 풍경이 펼쳐진다. 더 친근하고, 더 내밀하고, 더 맛깔나는 우리 밥상의 인문학이다. 



‘밥상’에서 ‘식탁’으로 ‘부엌’에서 ‘퀴진’으로 
음식 격랑 시대의 자화상 


1940년대부터 2013년까지 밥그릇 크기의 변천사(행남자기)


한 도자기 브랜드가 1940년대부터 출시해온 밥그릇의 변천사를 보면 지난 70년간 그 용량이 550cc에서 260cc로 반 이상 줄었다.(1장, 28~29쪽) 밥그릇의 크기는 왜 이렇게 급격히 줄어든 걸까?
그에 반해 직장인이 가장 선호하는 점심 메뉴는 지난 6년간 부동의 1위를 지켜온 ‘김치찌개’를 제치고 ‘가정식 백반’이 그 자리를 차지했다고 한다. 백반 메뉴에 ‘가정식’이 앞에 붙은 것도 최근의 일이다. 밥그릇 크기는 작아지는데 ‘집밥’에 대한 갈망은 커지는 현상은 오늘 우리 삶에 관해 무엇을 말해주는 것일까? 

서양의 음식이 오랜 기간 혼종의 과정을 거쳤다면, 우리는 음식뿐 아니라 식생활 전반이 한 세기도 채 되지 않는 짧은 시간 동안 격변했다. 저자는 방바닥에 앉아 먹는 밥상에서 의자에 앉아서 먹는 식탁으로의 변화에 주목한다. 그야말로 밥상의 주인이었던 커다란 밥그릇, 그리고 국그릇과 자잘한 반찬이 차려진 우리네 밥상이 국적을 막론한 각종 음식들이 올라오는 식탁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는 것이다. 여전히 ‘고봉밥’이 익숙한 아버지 세대에서 ‘빵’이 밥이나 다름없는 아이들 세대까지, ‘밥’에 집착하던 우리의 삶은 어느새 ‘먹을 것[식食]’ 전반을 즐길 수 있을 만큼 풍요롭게 바뀌었다. 

밥이 담기는 그릇, 밥이 차려지는 공간뿐 아니라 밥이 만들어지는 공간, 밥을 먹는 장소도 달라지고 있다. 불을 때어 음식을 만들어내는 전통적 공간을 가리키는 고유어 ‘부엌’에서, 음식을 차리는 현대식 공간을 가리키는 한자어 ‘주방廚房’으로의 변화에 더해, 영어 ‘키친kitchen’이 어느새 우리말 속에 들어와 자연스럽게 쓰이고 있다. 키친과 어원이 같은 프랑스어 ‘퀴진cuisine’은 ‘요리’, ‘요리법’ 혹은 ‘음식점’까지 키친과는 또 다른 용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14장, 349~350쪽) 
밥을 집에서 먹는 것이 당연했던 시절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말 ‘집밥’의 탄생은 역설적으로 집밥의 부재를 보여준다. 지금 우리는 집에서보다 ‘밥집’에서처럼 ‘밖’에서 ‘때우듯’ 먹는 경우가 허다하다.(2장, 47~48쪽) 

이처럼 식생활의 변화는 오롯이 말에 반영된다. 우리가 먹고 말하는 것들에 우리의 삶과 세상이 고스란히 담겨 있고, 서로 끊임없이 영향을 주고받으며 변화해나간다. 이 책은 삼시세끼의 말들을 통해 우리의 어제와 오늘을 포착해낸다. 


음식의 언어는 우리 식생활의 자화상이자 이력서다.



책이 담고 있는 맛깔나는 이야기들

우리는 밥을 왜 ‘짓는다’라고 할까? ‘비빔밥’ 논쟁이 놓치고 있는 것은? 김치는 어쩌다 자부심과 혐오를 동시에 품게 됐을까? 닭도리탕의 ‘도리’는 일본어가 아니다? 군것질과 디저트의 결정적 차이? 금수저론에 숨겨진 뜻밖의 오류? ‘숟가락’과 ‘젓가락’, 왜 받침이 다를까? 같은 누구나 한 번쯤은 품어봤음직한 물음에 대해 언어학자만이 들려줄 수 있는 답변들이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저자는 ‘집밥’의 탄생에서 나아가 ‘식구’ 없는 ‘혼밥’의 세태를 언어학적으로 짚어내기도 한다. ‘햇반’의 파격적인 조어법에 감탄하다 ‘혼밥’과의 상관관계를 이야기하며 쓸쓸해하는 대목에서는 고개를 주억일 수밖에 없다. 그는 전작 《방언정담》에서 잘 보여주듯 자신의 경험이 풍부하게 녹아든 말들의 대화를 통해 우리말의 정조와 우리 삶의 풍경을 한 편의 소설처럼 그려내는 데 탁월하다.


이 책에도 그러한 특징은 그대로 드러난다. 삼대가 모여 있는 밥상의 풍경, 타향에 살아 있는 우리 민족의 말들, 문학작품과 노랫말, 옛 음식 광고와 포스터에서 오늘의 TV 프로그램까지 종횡무진하며 때로는 구수하게, 때로는 얼큰하게 우리의 ‘먹고사는’ 일을 담아냈다.

밥그릇이 점점 야위어가고 밥상의 구석으로 밀려나는 시대, 식구는 사라지고 혼밥이 일상이 된 시대에 이 책은 삼시세끼 말들이 품고 있는 우리네 ‘정’과 ‘온기’를 발견하게 해줄 것이다.  

밥이 주인이었던 개다리 소반 밥상



지은이 | 한성우

서울대학교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학교 대학원에서 석사학위와 박사학위를 받았다. 가톨릭대학교, 서울대학교를 거쳐 현재 인하대학교 한국어문학과 교수로 있다. 전공은 음운론과 방언학으로 학생 시절부터 현재까지 한반도는 물론 중국·러시아·일본을 넘나들며 언어를 조사하고 연구해오고 있다. 문화방송 우리말위원회의 전문위원을 지냈고, 국어학자로서 우리 음식의 말들과 이야기를 엮은《우리 음식의 언어》와 방언 기행을 통해 사투리의 행간에 담긴 삶의 다채로운 풍경을 보여준《방언정담》을 썼다. 그 밖에 지은 책으로 《방언, 이 땅의 모든 말》,《경계를 넘는 글쓰기》,《문제해결력을 키우는 이공계 글쓰기》 등이 있다.




책 속에서


“먹고살기 힘들다.” 삶이 팍팍하게 느껴질 때마다 우리 입에서는 습관적으로 이런 말이 튀어나온다. 이 말이 나오는 맥락도 그렇고, 말 자체의 뜻도 결국은 ‘살기 힘들다’는 뜻이다. 그냥 ‘살기 힘들다’고 하면 될 것을 굳이 그 앞에 ‘먹다’를 붙이는 것이다. 고된 노동을 하면서 ‘다 먹고살자고 하는 짓’이라고 말하거나 더 어려운 상황에서는 ‘입에 풀칠이라도 하려고’라고 말하는 것도 이와 비슷하다. ‘먹는 것’이 곧 ‘사는 것’이고 ‘사는 것’이 곧 ‘먹는 것’이다. _프롤로그


집밥은 가정식 백반과 같으면서도 다르다. 모두 ‘집’을 지향하고 있지만 ‘집밥’은 식당에서 파는 메뉴가 아닌, 말 그대로 ‘집에서 먹는 밥’을 뜻한다. 본래 밥은 집에서 먹는 것이어서 ‘집밥’이란 단어가 필요 없었는데 ‘식당밥’이 워낙 흔해지다 보니 새롭게 ‘집밥’이란 말이 등장한 것이다. (……) 사전에서는 ‘食口’라는 한자를 붙여놓고 ‘한집에서 함께 살면서 끼니를 같이하는 사람’이라 풀이하고 있다. 그러나 ‘食口’는 한자만 보면 ‘먹는 입’ 정도로 풀이가 되지, ‘가족’의 대용어로 보이지는 않는다. 사전의 풀이대로 ‘식구’가 ‘食口’라면 이는 집밥의 중요성을 다시금 생각하게 해준다. (……) 1인 가구가 점차 늘어가는 상황에서 ‘식구’란 말은 점차 그 의미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집에서 밥을 먹어도 끼니를 같이할 사람이 없어 혼자 먹게 되니 ‘식구’란 말이 성립되지 않는다. _2장 ‘집밥’과 ‘혼밥’ 사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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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일로 이펙트

무엇이 우리를 눈 멀게 하는가

 

 질리언 테트 지음

신예경 옮김




그들이 ‘똑똑한 바보’로 전락한 이유는?

 

‘워크맨’, ‘플레이스테이션’. 혁신적 제품과 아이디어로 소비자의 생활양식을 바꾼 소니의 몰락은 어디서부터 시작됐을까? 스위스에서 가장 보수적이고 안정적인 금융 기업으로 알려진 UBS는 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을까? 런던 정경대(LSE) 최고 석학들이 2008년 세계 경제위기 앞에서 ‘똑똑한 바보들’로 전락한 이유는 무엇일까?

반면 블룸버그 시장이 이끈 뉴욕 시청과 시카고 경찰국이 데이터 전문가들을 고용해 관료제의 사각지대를 점검하고 시민의 삶과 안전을 증진한 사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던지는가? 페이스북과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사회공학 실험은 조직의 혁신에 어떤 역할을 했을까? 양쪽의 사례에 공통된 키워드는 ‘사일로’다. 한쪽은 사일로에 갇혔고, 다른 쪽은 사일로를 넘어섰다.

《사일로 이펙트》에서 일련의 문제를 묘사하는 단어로 선택한 ‘사일로’는 주로 비즈니스 용어로서 부서 이기주의를 의미한다. 생각과 행동을 가로막는 편협한 사고의 틀, 심리 상태를 가리키기도 한다. 개인과 조직의 문제에 모두 적용이 가능하다. ‘사일로’는 명사뿐만 아니라 동사(to silo)와 형용사(silo-ized)로 활용된다. 사일로에 갇힌 이들은 무엇이 문제인지 파악하지 못하고, 혹은 버젓이 드러난 문제를 문제로 인지하지 못한다. 스스로 만들어놓은 관료제, 분류 체계 안에 생각과 행동이 갇혀버렸기 때문이다. 사일로에 갇히느냐 넘어서느냐에 따라, 다시 말해 팀이나 조직 사이의 경계를 얼마나 유연하게 관리하고 협력의 시너지를 키우느냐에 따라 현대 기업과 정부, 국가의 운명이 갈린다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책은 ‘사일로 이펙트’가 왜 발생하는지 추적하고, 우리가 사일로에 갇히기 전에 어떻게 사일로를 활용할 수 있는지 다양한 사례를 통한 해법을 제시한다. 독자는 각 장에서 사일로와 관련한 실패와 성공담을 만나면서 우리가 어떻게 사일로를 바라보고 극복해야 하는지 교훈을 얻을 수 있다. 유쾌한 리듬으로 전개되는 저자 질리언 테트의 이야기를 따라가다 보면 개인과 조직, 나아가 사회 시스템 속에 숨겨진 사일로의 문제를 명징하게 이해하게 된다.




다양한 점을 이어라(Connecting the dots)

 

9.11 테러가 발생한 지 442일, 미국은 테러의 진상을 조사하기 위한 초당파적 위원회를 구성한다. 사건의 전말을 밝힌 567쪽의 보고서가 발표되었다. 250만 쪽의 관련 서류를 분석하고, 1200명을 인터뷰하고, 19일간의 청문회와 160명의 공개 진술을 들어 작성된 보고서였다. 9ㆍ11보고서에서 강조한 대목이 있다. 점(點)을 선(線)으로 잇지(connecting the dots) 못하는 국가 시스템. 테러를 예고한 조각조각들의 정보를 연결하지 못했고 관련 부처 간의 칸막이를 깨지 못해 발생한 참사라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도 다를 게 없었다. 세월호 침몰 훨씬 이전부터 여객선의 증축, 과적, 조타기 고장, 부실 점검 같은 여러 징후(點)가 있었지만 그걸 선으로 연결해 사고 가능성을 예견하는 지혜와 상상력이 부족했다. 사고 현장을 진두지휘하거나 총괄책임이 있는 핵심 인물들은 서로 다른 위치에서 각자의 업무만 바라보느라 실상을 파악하지 못했다. 그들이 관장하는 부처들 역시 따로 움직였다. 이후 대책본부가 10개나 생기고 컨트롤타워를 만들었지만 공무원들은 소속 부처의 보스를 위해서만 일했고 보스들은 칸막이를 사이에 두고 따로 놀고 있었다. 점을 선으로 연결하지 못해 발생한 대한민국호의 침몰, 그것이 세월호의 본질이었다.

다양한 점을 이어라(Connecting the dots). 스티브 잡스의 스탠포드 졸업식 축사로 유명해진 말이다. 9.11, 세월호, 구의역, 세계 금융 위기 같은 커다란 국가 재난이나 사고에서부터 소니와 페이스북의 같은 기업조직의 흥망성쇠에 이르기까지 많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회구조적 시각과 접근이 필요하다고 흔히들 이야기한다. 문제점과 ‘구조개혁’ 같은 정답을 너무 잘 아는 우리는, 하지만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한 채 흐지부지한 결과만 남기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수많은 대책회의와 조직과 브리핑과 책임자와 협의체가 생기지만 각자의 업무에만 몰두할 뿐, 문제라는 커다란 그림의 변화와 해결을 이끌어내지 못한다.

《사일로 이펙트》의 저자 질리언 테트가 발견한 '우리를 눈 멀게 하고', '조직의 변화와 혁신을 가로막는' 주범 ‘사일로’가 도사리고 있기 때문이다. 다양한 점과 점 사이 선을 보지 못하고 모두 칸막이 속에만 갇힌 채 아등바등하고 있는 것이다.



 

세계 혁신 조직의 현재를 만난다

 

책의 전반부에 나오는 소니는 사일로에 ‘갇혀버린’ 대표적인 사례다. 세계에서 가장 창의적인 기업으로 불렸던 소니의 수많은 조직들은 각자의 폐쇄적인 환경에 갇혀 무의미한 경쟁에만 함몰했다. 그들은 다가온 위기와 혁신의 기회들을 발견하지 못했고 이후 끝모를 쇠락을 맞고 있다. 2008년 경제 위기 이전 전문가 집단을 대표하는 UBS와 런던 정경대 경제학자들이 벌여놓은 내부지향적이고 맹목적인 판단들, 그 밖에 마이크로소프트와 제너럴 모터스, 백악관, 영국 국민건강보험, BBC, 브리티시 페트롤륨 등도 사일로 관리에 실패한 사례들이다.

하지만 책 후반부에는 사일로를 통제하고 활용해 조직의 혁신을 이끈 사례가 같은 비중으로 소개된다. 대표적인 기업이 페이스북이다. 페이스북은 ‘전문가 집단의 함정’에서 벗어나기 위해 끊임없이 사회공학 실험을 단행했다. 페이스북의 직원들은 조직의 문제를 더 큰 그림에서 고민하고 함께 해결해나가는 능력과 경험을 축적하고 있다. 또한 이 책에는 다른 분과의 의사들이 같은 환자를 중복 치료하는 관행을 깨고 협동진료라는 새로운 문화를 만든 클리블랜드 클리닉, 데이터 전문가를 채용해 검거율을 획기적으로 높인 시카고 경찰국, 사일로를 역이용해 새로운 고객을 유치하고 이익을 극대화한 블루마운틴 캐피털의 사례도 소개된다. 사일로를 넘어서 정보와 사람의 새로운 연결을 꾀한 세계 혁신의 현재를 만날 수 있다.




저자 소개


질리언 테트(Gillian Tett) 지음

세계 최고 권위의 경제지 <파이낸셜 타임스>에서 세계시장 분석을 담당한 스타 저널리스트. 2007년 올해의 윈콧 파이낸셜 저널리스트, 2008년 올해의 비즈니스 저널리스트, 2009년 올해의 저널리스트로 선정된 바 있다. 2011년에는 영국 아카데미 학회장 메달을 수여 받고 2014년에는 영국 언론인상 중 올해의 칼럼니스트로 뽑혔다. <파이낸셜 타임스> 도쿄지국장을 역임하면서 일본의 재정 위기를 진단한 《Saving the Sun》(2004)을 썼고, JP모건의 속사정과 월스트리트의 관행을 비판한 《Fool’s Gold》(2010)를 썼다. 케임브리지대학교에서 사회인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신예경 옮김

성균관대 영문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에서 셰익스피어 연구로 석사학위를 받았다. 미국 미시건주립대에서 르네상스와 초기 모던 문학을 전공하며 박사과정을 수학하던 중 우연한 기회에 접하게 된 번역 일에 매혹되어 전문 번역가의 길로 들어섰다. 옮긴 책으로 《닥터 프랑켄슈타인》 《고전으로 읽는 폭력의 기원》 《왜 나는 항상 결심만 할까》 《비트겐슈타인처럼 사고하고 버지니아 울프처럼 표현하라》 《이노센트》 등이 있다

 


책 속에서

 

우리는 물리적, 사회적 환경의 산물이기는 하지만 맹목적인 존재가 될 필요는 없으며 때때로 개인은 우리의 세계를 조직하는 다른 방법을 상상할 수 있다. 부르디외처럼 경계를 뛰어넘어 외부인의 시각을 가진 내부인이 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_1장 「외부인의 시각을 가진 내부인」

 

스트링거는 구조조정을 시도할 때마다 이와 비슷한 저항에 직면했다. 수년 동안 소니는 제품 라인과 사업 부문을 문어발식으로 확장해왔다. 1000개 이상의 전자기기를 생산했고 그중 대다수는 독립된 특허 기술을 기반으로 작동되었다. “저희 집에는 소니의 전자기기가 35개 있습니다. 배터리 충전기도 35개 있고요.”

_2장 「소니를 몰락시킨 사일로의 저주」

 

사일로 문제는 그리스 신화의 히드라, 즉 머리가 여럿 달린 뱀 형상의 괴물처럼 보였다. 때때로 은행은 사일로를 제거하곤 했다. 하지만 사람들이 그 문제가 완전히 사라졌다고 생각할 무렵 그 문제는 다시금 고개를 쳐들었다. 분산화는 언제나 존재하는 위협이었고 비단 UBS만의 문제가 아니라 많은 거대 금융기관의 골칫거리였다.

_3장 「UBS 최고의 전문가들이 눈뜨고 당한 서브프라임 사태」

 

경제학자들은 지켜볼 의무가 있다고 판단한 것, 다시 말해 ‘실물’ 경제 통계학의 모형을 유심히 지켜보았다. 하지만 그 세계 외부에 존재하는 하찮은 경제에 대해서는 살펴보지 않았고 다른 영역들을 연결시키려 노력하지도 않았다. 경제학을 금융과 분리하는 습관이 깊이 뿌리내린 탓에 수많은 경제학자들은 그 현상을 거의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자신들이 세운 수학 방정식의 세부 사항을 연구하는 데 시간을 투자할 뿐, 자신들이 사용한 분류 체계에 대해서는 그다지 깊이 생각하지 않았다. 아니, 이 분류 체계가 설정한 경계를 알아차리지도 못했다

_4장 「영국 여왕을 당혹시킨 ‘똑똑한 바보들’」

 

그들이 고안한 데이터 지도는 일반적인 범죄 발생 가능 지역에 관해 중기 예측을 잘 제시했을 뿐 아니라 때로는 단기 예측에도 뛰어난 면모를 보였다. “어느 날 우리는 [살인 사건이 발생할 것 같은] 목표 지역을 확인했습니다. 목표 목록을 경찰 측에 보낸 지 1분 뒤에 저는 총격이 발생했다는 연락을 받았어요. 그렇게 이상한 일은 처음 겪어봅니다. 사건이 정확히 우리의 목표 지점 가운데 한 곳에서 일어났거든요.”

_5장 「시카고 경찰국의 빅데이터 혁명」

 

여러 회사들이 페이스북에서 개발한 사일로 소탕 전략을 이리저리 변형해서 활용했다. 구글과 애플의 직원들은 해커톤을 개최했고 직원들에게 순환근무를 지시했다. 신입사원들을 대상으로 공동 오리엔테이션과 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하자는 생각은 널리 번져나갔다. 사옥을 하나의 도구로 활용해서 직원들이 서로 부딪히고 협동하도록 만들자는 개념 역시 IT업계 안팎으로 널리 보급되었다. 가령 제조기업인 3M은 여러 분야에서 신중하게 선별된 전문가들로 구성된 연구 실험실을 운영하는 것에서 자부심을 느꼈다. 또한 구글은 직원들이 서로 자주 부딪히게 만드는 시설들을 창의적으로 설계했다.

_6장 「페이스북의 사일로 소탕 작전」

 

코스그로브는 의사들이 건강을 생물학적 혹은 감정적 차원에서 바라보지 말고 두 가지 관점을 동시에 취해주기를 바랐다. 환자들이 경험하는 의료 행위에는 두 가지 측면이 고루 담겨 있기 때문이다. 의사와 달리 대다수의 환자는 의학과 감정을 구별하지 않았다. “의료 행위의 질을 판단하는 환자는 극소수에 불과합니다. 설사 환자들이 저를 지켜보더라도 제가 훌륭한 외과의사인지 아닌지 알지 못할 겁니다.” 코스그로브가 말했다. “하지만 환자들은 자신이 어떤 대우를 받았는지 잘 압니다.”

_7장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창조적 파괴」

 

블루마운틴의 사례는 사일로가 UBS를 무너뜨린 사례 혹은 사일로가 잉글랜드 은행 소속 경제학자들의 추측을 조롱한 사례와 효과적으로 대조를 이룬다. 그런 의미에서 대단히 고무적인 사례라 할 수 있다. “우리는 사일로를 좋아합니다.” JP모건의 고래 거래로 인한 혼란이 가라앉자, 펠드스타인이 곧 이렇게 말했다. “아니, 적어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사일로를 좋아합니다. 그 덕분에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_8장 「블루마운틴 캐피털이 사일로를 가지고 노는 법」

 

흔히 우리는 직업이나 직장을 이리저리 바꾸면 손해를 본다고 추측한다. 기업이나 기관을 운영하는 사람들도 쓸데없는 부분을 도려내고 최대한 효율적으로 경영해야 한다는 압박감을 느낀다. 전문화와 집중화가 현대 사회에서 바람직하게 여겨지는 것이다. 그렇다 보니 다른 부서 사람들과 대화를 나누거나 직원들을 순환근무시키거나 혁신의 사파리 여행을 보내주는 것처럼, 많은 시간을 소요하면서도 즉각적인 성과를 내지 못하는 활동은 정당화하기가 힘들어졌다. “해커먼스 같은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데에는 시간이 많이 걸립니다.” 페이스북의 마이클 슈로퍼가 말했다. “제도 속에서 좀 느긋해져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효과가 없습니다. 그런 면에서는 낭비라고 해도 되겠네요.”

_에필로그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연결해보자」

 

차례

 

저자의 말

프롤로그: 뉴욕 시청에 고용된 데이터 전문가들

“이곳의 규모는 정말 엄청납니다. 뉴욕 시청 산하에는 2500개의 직군이 있습니다. 네, 무려 2500개나 됩니다!”

 

1부: 사일로의 함정

 

1장 외부인의 시각을 가진 내부인

“때때로 우리는 세계를 조직하는 다른 방법을 상상할 수 있다. 경계를 뛰어넘어, 외부인의 시각을 가진 내부인이 된 사람이라면 더욱 그렇다.”

2장 소니를 몰락시킨 사일로의 저주

“저희 집에는 소니의 전자기기가 35개 있습니다. 배터리 충전기도 35개 있고요.”

3장 UBS 최고의 전문가들이 눈뜨고 당한 서브프라임 사태

“사일로 문제는 그리스 신화의 히드라, 즉 머리가 여럿 달린 뱀 형상의 괴물처럼 보였다.”

4장 영국 여왕을 당혹시킨 ‘똑똑한 바보들’

“끔찍하군요! 문제가 그토록 심각했는데도 어째서 사태를 파악한 사람이 아무도 없었습니까?”

 

2부: 사일로의 가능성

 

5장 시카고 경찰국의 빅데이터 혁명

"시카고에 완전 새로운 부대가 생겼어. 장난이 아냐. 만만찮다고. 진짜 경찰이야."

6장 페이스북의 사일로 소탕 작전

“친구들이여, 로마인들이여, 해커들이여! 제 말에 귀를 기울여주세요! 맘껏 즐겨요! 코드를 작성해보자고요!”

7장 클리블랜드 클리닉의 창조적 파괴

“이 병원은 환자의 신체와 정신, 영혼을 위해 헌신할 것입니다.”

8장 블루마운틴 캐피털이 사일로를 가지고 노는 법

“우리는 사일로를 좋아합니다. 아니, 적어도 우리는 다른 사람들의 사일로를 좋아합니다. 그 덕분에 돈을 벌 수 있으니까요.”

 

에필로그: 단편적인 이야기들을 연결해보자

“저는 이따금 내 안경에 다른 렌즈를 끼워넣고 세상이 어떻게 보이느냐고 묻는 상상을 해봅니다. 다른 사람의 눈으로 보면 세상은 어떻게 보일까요?”

 

감사의 말

주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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