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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채광창 옆의 쓰레기 더미
    책을 내며_발행인의 글 2015. 1. 21. 11:36

    '채광창 옆의 쓰레기 더미'.

    출판사에 투고되는 원고들을 가리키는, 제임스 미치너의 장편소설 <소설>에 나오는 표현입니다.(정확한 표현인지는 가물가물^^) 투고된 원고 중에 그만큼 건질 것이 없다는 출판사 사람들의 인식을 대변하는 말일 거예요.

    지난 9월 회사 이메일로 샘플 원고 한 건이 들어왔습니다. 메일을 살펴본 편집자가 '대표님 이 원고 좋은 것 같은데요'라는 말 한 마디가 사건의 발달입니다. 급히 살펴본 원고는, 어크로스 기준으로는 100점 만점에 120점. 깜짝 놀랐습니다. 엄청난 원고가 제 발로 찾아왔습니다.

    급히 저자에게 연락을 드리고, 미팅을 하고, 전체 원고를 받아 들고 돌아와 검토하고, 그리고 계약을 했습니다. 저자가 원고를 2~3곳에 보낸 것 같은데 마침 저희가 제일 빨랐던 것 같아요. 편집자 말을 들어보니, 저자 미팅 중에 다른 출판사에서 전화가 걸려와 찾아오겠다고 말을 하더랍니다. 휴...

    왜 저희 출판사를 선택하셨냐고 여줬더니, 작고 이름없는 출판사인데도 책들을 보니 열심히 만들고 열심히 팔려고 노력하는 것 같아 보이더라고 하셨습니다. 출판사 만들고 들은 어떤 칭찬보다 기뻤습니다.

    그 '채광창 옆의 쓰레기 더미'로 날아온 원고 하나가 드디어 책으로 나왔습니다. 저자는 성균관대 러시아문학과 교수인 오종우 선생이고, 책 제목은 <예술 수업>입니다. 성균관대 베스트 티칭 어워드를 수상한 과목인 <예술의 말과 사물>을 기초로 다시 집필해 책으로 묶은 원고입니다.

    - 새로운 생각은 어떻게 만들어지는가?
    - 보이는 것 너머를 보려면?
    - 삶을 창조한다는 것

    이 책은 이렇게 3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독자들은 인문학자인 저자와 함께 도스토옙스키와 체호프의 소설을 읽고, 호퍼와 샤갈의 그림을 보고, 타르콥스키의 영화를 감상합니다. 에리크 사티의 짐노페디와 베토벤의 음악도 함께 감상합니다. 그런 과정을 통해 '쓸모 없어 보이던 예술의 진짜 가치'가 무엇인지, 그리고 세상을 진보시킨 천재들의 빛나는 사유와 감각을 함께 경험하고 고민하게 됩니다.

    예술적 상상력이 필요한 시대, 수많은 정보들 속에서 진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힘. 인문학자의 <예술 수업> 강의실에서 만나실 수 있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엄청난 원고란 것은...저의 설레발이기도 합니다. 출판 시장의 문법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저자의 원고이고, 불행히도 저자는 SNS를 하지 않고요... 정말 원고가 좋아 한 말입니다.

    *제임스 미치너 <소설> 속의 투고 원고의 주인공이었던 루카스 요더는 4권을 연달아 실패하고 5권째 성공합니다. 담당 편집자였던 이본 마멜의 뚝심이 있어서 가능했던거죠. 5권째를 기다리기에는, 좀 마음이 급합니다. 흑!

    *좋은 원고, 저자는 무명. 과연 어크로스가 이 책을 제대로 세상에 소개하고 팔 수 있을까요? 고민에 고민이 꼬리를 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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