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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탁월한 질문법1. 비즈니스맨을 위한 절대 하지 말아야 할 질문들
    책 이야기 2012. 10. 30. 09:59

     

    “그 사람을 내 방에서 확 내쫓아버렸어요.”
    “뭐라고요?”


    나는 프레드와 이야기를 나누는 중이었다. 프레드는 한 다국적 기업의 북아메리카 지부들을 이끄는 최고 책임자다. 그 전에는 유명한 대형 은행에서 최고정보책임자(CIO)로 일했다. 그동안 수도 없이 많은 세일즈맨이 그에게 접근해왔다고 했다.


    “말도 마세요. 골드만삭스, IBM, 액센츄어, 맥킨지, EDS, 게다가 이 근방의 무허가 주식거래소에서 온 사람들도 있었습니다. 다들 저한테 뭔가를 팔려고 시도했죠.”


    똑똑하고 강인한 프레드는 얼간이를 보면 못 참는 타입이다. 그렇다 해도 그가 화를 내며 누군가를 사무실에서 억지로 내쫓는 모습은 상상하기 힘들었다.

    “정말로 내쫓았다고요? 농담이죠?”
    “농담 아닙니다. 그 사람이 ‘그 질문’을 했단 말입니다.”
    “무슨 질문이요?”

    “요즘 제일 고민되는 문제가 무엇입니까?”
    프레드는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었다.

     

    “그렇게 형편없는 질문이 또 어디 있습니까? 수없이 남용되는 상투적이고 진부한 표현이죠. 그리고 무엇보다도 게으름을 드러내는 질문이에요. 저는 게으른 세일즈맨이라면 딱 질색입니다. 가만 보니 언젠가부터 모든 세일즈맨이나 금융 상담사, 컨설턴트가 그런 질문을 하더라고요. 앵무새도 아니고 말이죠. 저를 찾아와서는 다들 하나같이 이렇게 물었어요. ‘요즘 제일 고민되는 문제가 무엇입니까?’ 그렇게 물어보면 제가 무슨 마법에라도 걸린 것처럼 지금 겪는 힘든 문제나 고민을 술술 털어놓을 줄 알았던 모양입니다.

     

    그러면 ‘아, 저희가 그 문제를 해결해드릴 수 있습니다.’ 하고 말하려는 심산이었겠죠. 저는 그런 사람들을 사무실에서 몰아내기 시작했습니다.”

    “그런 게 당신한테는 안 통한다는 거죠?” 내가 물었다. (물론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그런 방법이 안 통한다는 걸 나도 잘 알지만, 프레드의 생각이 궁금했다.)

    “당연히 안 통하죠. 나 아니라 다른 사람들한테도 마찬가지고요. 가만, 커피를 더 마시면서 이유를 설명해드리겠습니다. 정말로 현명한 사람들은 어떤 식의 효과적인 접근법을 쓰는지 가르쳐드릴게요.”
    프레드의 비서가 갓 뽑은 커피를 두 잔 들고 왔다. 책상 앞에 앉아 있던 우리는 소파와 커피 테이블, 안락의자가 있는 공간으로 자리를 옮겼다.


    나는 정말 운이 좋다. 열네 살 소년으로 돌아가 모튼 삼촌이 시가를 입에 물고 코냑을 홀짝이면서 “행복한 삶이란 이런 거야.……” 하며 이야기를 들려주는 앞에서 귀를 쫑긋 세우는 기분이었다. 지금 나는 세계 최고의 강사에게서 어떻게 하면 잠재 고객과의 첫 만남을 성공적으로 이끌 수 있는지 그 방법을 배우려는 참이었다.
    아이작 뉴턴 경은 뛰어난 비상한 과학적 성과를 이룰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자신이 ‘거인들의 어깨 위에 서 있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나는 프레드의 등에 업혀 즐거운 산책을 떠나는 기분이었다.


    프레드가 입을 열었다. “왜 그런가 하면 말입니다. ‘요즘 제일 고민되는 문제가 무엇입니까?’는 형편없는 질문이기 때문입니다. 첫째, 이건 그냥 되는대로 던지는 질문입니다. 상대방 조직에 대해 사전 조사를 하고 상대방이 직면한 문제들을 생각해보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질문이죠. 준비가 전혀 필요 없는 질문이란 말입니다. 다시 말해, 질문자의 게으름을 나타내는 증거입니다.
    나는 열심히 받아 적었다.


    “둘째, 상대가 당신과 어느 정도 친분이 있는 경우가 아니라면 자신의 속마음을 솔직하게 털어놓을 리가 없습니다. 그걸 끌어내려면 먼저 신뢰를 쌓아야 합니다. 안 그렇습니까? 생각해보세요. 생판 처음 보는 세일즈맨한테 저의 가장 내밀한 관심과 걱정거리를 즉시 얘기하겠습니까? 말도 안 되죠. 그리고 셋째, 이 질문은 ‘문제’를 묻는 질문입니다. 특히 CEO나 고위 중역을 상대할 때 상기해야 하는 점이 있는데요. 저와 같은 직위에서는 운영상의 문제가 아니라 성장과 혁신의 측면에 집중합니다. 운영상 문제를 담당하는 책임자들은 따로 있지요. 궁극적으로 볼 때 저 같은 중역은 성장과 혁신을 담당합니다. 따라서 ‘요즘 제일 고민되는 문제가 무엇입니까?’라는 질문은 가장 유용한 이슈에 접근하는 데 별 도움이 안 됩니다.”

    “그러면 현명한 세일즈맨은 어떻게 질문합니까?”


    우선, 저와 만나는 것을 어려운 과제로 생각해야 합니다. 준비를 해야 하죠. 우리 회사의 연례보고서를 읽고, 인터넷을 뒤져 자료를 조사하고, 제가 했던 연설도 읽어보고, 제 인터뷰 영상도 보고, 시장 분석가들의 보고서도 읽어보고요. 무턱대고 만나러 오기 전에 제가 중요하게 여기는 사안이나 전략을 숙지해야 합니다. 중요한 점이 또 하나 있습니다. 나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때 내가 중요하게 여기는 진짜 문제가 무엇인지 다 안다고 생각하면 안 된다는 겁니다. 자신감은 가지되, 겸손해야 한다는 얘깁니다. 신중한 질문과 제안을 하는 건 좋지만 내 문제를 다 안다는 듯이 굴어서는 안 됩니다.

    훌륭한 세일즈맨은 자신이 배경지식을 갖고 있음을 보여주는 간접적인 질문을 합니다. 가령 이런 식으로요. ‘프레드, 당신 회사의 가장 큰 경쟁사 두 곳의 합병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지난달 뉴욕에서 있었던 투자자 컨퍼런스에서 당신이 했던 말이 인상적이었어요. 아시아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 당신 회사의 금융 통제 리스크 관리 요구사항에 어떤 영향을 줄까요?’


    얼마 전에 어떤 사람이 우리 회사의 위임장 설명서(proxy statement)를 면밀하게 검토하고는 우리의 임원 보상 계획에 대해 매우 훌륭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그녀는 우리가 특정한 선택들을 왜 내렸는지 궁금해하더군요. 매우 활기찬 대화가 오고갔습니다. 그녀는 신중하게 탐색하며 질문을 던졌지요. 때문에 그녀는 제 마음속 생각을 비롯해 우리 회사의 인재 관리 및 보유 전략에 대해 많은 것을 알아냈습니다. 우리는 기존 거래 업체에 만족하고 있었기 때문에 그녀 회사와 새로 계약을 맺을 생각이 없었습니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나 능숙하고 수완이 뛰어났으니, 아마 조만간 그녀의 회사는 우리에게서 프로젝트를 따낼 겁니다.


    그러니까, 당신이 웬만큼 배경지식과 경험을 갖췄음을 은연중에 드러내는 질문을 던져야 합니다. 상대방의 경쟁자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해당 업계의 변화 양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견해를 먼저 나타내고, 상대방을 대화에 끌어들이세요. 그럼 상대방은 마음을 열기 시작합니다. 그런 다음에는 좀 더 직접적인 질문을 해도 됩니다.


    이를테면 이렇게 말할 수 있죠. ‘지금까지 이야기 나눈 점들을 고려할 때, 어떤 측면에서 좀 더 빠른 발전이 이뤄졌으면 좋겠습니까? 말씀하신 문제들 중에서 어떤 것이 가장 해결하기 어렵습니까?’”
    우리는 그쯤에서 대화를 마무리했다. 나는 꽤 흡족했다. 한 학기 동안 배워야 할 고급 세일즈 기술을 한 시간 만에 마스터한 기분이었다.
    “프레드, 정말 유익한 시간이었습니다. 커피도 맛있었고요.”
    “저도 즐거웠습니다. 아참, 그리고 당신은 상대방 말에 진심으로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분이군요. 언제든 연락 주십시오. 또 봅시다.”


    프레드와 만나고 나서, 나는 영향력을 지닌 사람이 주변 사람들을 돕길 좋아한다는 사실을 새삼 상기했다. 그들은 타인의 부탁을 들어주는 것을 좋아한다. 때때로 당신이 고객이나 동료에게 조언을 구하면, 이것은 그 상대방이 당신과의 관계에서 만족을 느끼는 기회가 되기도 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당신은 뭔가를 배울 수 있다.'


    리더의 마음속에 있는 문제를 알고 싶다면 “요즘 제일 고민되는 문제가 무엇입니까?” 같은 진부한 질문을 하지 말라. 상대방이 직면한 중대한 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분위기를 조성한 뒤 그를 대화에 끌어들여라. 현재 일어나는 일들이 가져올 영향에 대해 물어라. 미래에 대해 질문을 던져라.

     

    예컨대 다음과 같은 질문을 던져라.

     

    - “당신 회사의 미래 성장을 이끌 주요 원동력은 무엇이라고 생각합니까?”
    - “ooo(예: 새로운 경쟁사들의 성공, 저렴한 수입품의 등장, 규제 완화)를 고려할 때 귀사의 현재 전략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 것 같습니까?”
    - “자원이 더 많다면 어떤 프로젝트에 투자하시겠습니까?”
    - “때로는 돌파구를 마련하기 위해 무언가를 포기해야 합니다. 비중을 줄이거나 중단해야 할 부분은 없습니까?”
    - “지금까지 성공할 수 있었던 요인이 무엇입니까? 앞으로는 상황이 어떻게 바뀔까요?”
    - “목표를 달성하려면 조직 차원이나 운영 측면에서 어떤 역량을 강화해야 합니까?”
    - “귀사의 사업 미래와 관련해 어떤 점이 가장 긍정적으로 기대됩니까? 어떤 점이 가장 우려됩니까?”

     

     

    *
    “요즘 제일 고민되는 문제가 무엇입니까?” 같은 상투적이고 나태한 질문은 하지 마라. 그 대신 미래와 관련된 현명한 질문을 하라. 상상력을 자극하는 질문, 상대방의 포부나 우선순위와 관련된 질문을 하라.

    그의 주변에서 일어나는 일에 대한 생각을 물어라.
    *

     

     

    다른 진부한 질문들

     

    “어떤 점이 의외였습니까?”


    우리는 새로운 업무를 맡았거나 중요하고 새로운 경험을 한 사람에게 이런 질문을 종종 던진다. 하지만 이런 질문에는 정직하고 긍정적인 대답이 나오기 어렵다. 이러이러한 점이 의외였다고 말하면, 자신이 처한 상황에 대해 감도 잡지 못한 순진한 사람이 된다. 또 의외라고 느껴진 게 아무것도 없었다고 말하면, 무관심하거나 둔감한 사람으로 비치기 십상이다. 루이스 앤드 클라크 대학(Lewis and Clark College)의 배리 글래스너(Barry Glassner) 총장은 <월스트리트저널(Wall Street Journal)>에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만약 제가 총장으로 부임한 이후 7개월 동안 ‘어떤 점이 의외였습니까?’라는 질문을 받을 때마다 1000달러를 받았다면 아마 최고급 렉서스 자동차를 한 대 장만했을 겁니다. 그 질문은 질문 받는 사람을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게 만듭니다.…… 어떤 대답을 해도 난처해지지요.”

    그 대신 이런 질문을 하라. “그 일을 맡고 처음 6개월 동안 어떤 부분에 가장 집중했습니까?”, “당신의 업무와 관련해서 더욱 장기적인 안건을 구상했습니까?”

     

    “제가 빠뜨린 질문은 뭐가 있죠?”


    한 유명한 마케팅 전문가는 이 질문이 세일즈 상담을 마무리할 때 사용하는 자신의 ‘필살기 질문’이라고 말한다. 이처럼 ‘질문에 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은 세일즈 과정에서 잠재 고객을 고객이 아니라 코치로 삼으려고 시도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사실 우리는 같은 편이잖습니까.…… 좀 더 효과적인 세일즈맨이 되기 위한 방법에 관해 조언 좀 해주세요!”라는 말을 교묘하게 다른 식으로 표현한 것과 다름없다. “요즘 제일 고민되는 문제가 무엇입니까?”와 마찬가지로 이 질문 역시 진부하기 짝이 없다.


    이와 비슷한 질문은 수없이 많다. 이것들은 “뭔가를 요청하기 전에 상대방으로 하여금 세 번은 ‘네’라고 말하게 만들어라”라는 조언과 같은 부류에 속한다. 이런 접근법은 피해야 한다.

    대신에 이런 질문을 하라. “이 상황과 관련해 중요성을 지님에도 우리가 아직 논의하지 않은 문제가 있다면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십니까?”, “이 문제에 대한 추가적인 관점을 얻기 위해 제가 얘기를 나눠봐야 할 다른 사람이 있습니까?”

     

     


    질문이 답을 바꾼다

    저자
    앤드루 소벨 지음
    출판사
    어크로스 | 2012-10-25 출간
    카테고리
    자기계발
    책소개
    《올포원(All for One)》, 《애스킹(Asking)》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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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장. 절대 해서는 안 될 '그 질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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