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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래된 지혜]의 편집자가 가장 좋아하는 신화책 이야기 2012. 12. 20. 10:13
넌강의 초원이 된 청년을 위하여
#아득한 옛날 넌강 근처에 살던 사람들이 강물에 목욕을 하고 나서 피부병에 걸렸다. 참기 힘든 가려움 때문에 사람들은 피부를 긁었고, 피부가 짓물러진 사람들은 고통 속에 죽게 되었다. 그때 망기라는 요마가 그 물의 목을 다스릴 수 있는 해독초를 갖고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용담이라는 다우르 청년이 그 소식을 듣고 해독초를 찾아 먼 길을 떠났다. 요마를 찾아간 청년은 천신만고 끝에 해독초를 갖고 돌아왔지만, 넌강 근처에서 그만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다. 사람들이 달려갔을 때 청년의 몸은 이미 넌강 초원으로 변해 있었고, 청년의 몸에서는 사람들의 병을 고쳐줄 수 있는 용담초가 자라났다.
넌강 초원에서 자라나는 이 용담초는 실제로 귀한 약재이다. 돈벌이가 되다 보니 너도나도 앞다투어 용담초를 캐내었다. 그러나 사람들은 약초를 캐느라 파헤친 땅을 다시 덮어놓지 않았고, 흉한 살을 드러낸 채 초원은 황폐해져갔다. 마을 노인들은 그 모습을 보면서 사람들에게 용담 청년의 이야기를 들려주었다.
"넌강 초원이 무엇인 줄 아느냐? 그건 우리 다우르 사람들을 위해 목숨을 희생한 우리의 조상, 용담의 몸이란다. 용담의 몸을 파헤쳐 약초를 캐내었으면 그 자리를 다시 흙으로 정성껏 덮어주어야 하는 거란다."
마을 사람들은 노인의 말을 가슴에 새겼다. 그래서 약초를 캐낸 뒤에는 반드시 초원을 다시 흙으로 덮어주었고, 그 덕분에 넌강 초원은 지금까지 제 모습을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
저희 책 [오래된 지혜]에는 생태와 더불어 사는 삶과 만물의 가치를 이야기하는 동아시아 신화와 그 신화의 가르침을 지키며 살아가는 소수민족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습니다. 그중에서 제가 가장 좋아하는 신화는 바로 용감한 청년 용담의 신화입니다.
어렵고 각박한 때일수록 내가 딛고 있는 땅과 자연을 뒤돌아봐야 할 것 같습니다.
그럼 적어도 내가 가야할 길은 알게 되는 듯합니다.
추운 날 몸 상하지 않게, 속상한 일이 있어도 술은 적당히 드시면서, 조심하는 하루, 아 5년 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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