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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제목 짓기의 한 예]<청춘을 위한 나라는 없다> 제목 비하인드 스토리~편집자가 쓰는 책 뒷담화 2013. 7. 18. 10:23
가 여전히 훌륭한 제목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이 책을 기획하고 저자와 계약했던 지난 가을, 출판사에서 애초 목표로 한 것은 ‘잉여’에 대한 책이었다. ‘잉여 현상’이라고 부를 수 있는 ‘청년 세대의 자조적 냉소’는 오늘날의 젊은 세대의 특징인 동시에, 근대 이후 꾸준히 변화한 사회가 도달한 ‘후기 자본주의 사회’의 특징들이라고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문제가 있었다. 첫 번째로 저자가 ‘잉여’에 대해 조심스러운 태도를 취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요즘 2,30대 문화연구자들 중에 논문 주제나 단행본 주제로 ‘잉여’를 생각하지 않는 사람이 없었고 저자는 또래 연구자들의 영역을 침범하고 싶어하지 않아했다. 기획자로 선점하는 것이 중요한지 확신이 들지 않았고 저자에게 원고 외에 다른 부담을 감당하게 하고 싶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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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뒷골목의 소울푸드 견문록<차별받은 식탁> 편집 후기와 책 소개어크로스의 책 2012. 4. 16. 11:11
'일본 부락 출신 작가가 차별받은 사람들의 음식을 찾아 세계 곳곳을 돌아다닌다.' 이 콘셉트에 매혹되어 사무실 집기와 구분이 안 갈 정도로 무미건조한 에디터 이 씨는 처음으로 눈을 반짝였습니다. 내려다보는 것과 같은 높이에서 보는 게 같을 수는 없지요. 그래서 '세상에, 이런 걸 먹고 어떻게 살았습니까?'가 아니라 '아, 이거, 나도 한번 먹어봐도 돼?'라고 묻는 듯한 저자의 글은 편집하는 내내 울림이 컸습니다. 이를테면, 저자가 부락의 음식점들을 소개하면서도 이니셜로 표시한다든지, 네팔의 불가촉천민을 '천'을 빼고 불가촉민이라고 한다든지(그게 그거긴 하지만), 덤덤하고 투박하지만, 이런 세심한 배려가 돋보이는 글입니다. 그래서 처음엔 낯선 음식들에 대한 정보와 차별받은 이들의 역사와 문화 쪽에 무게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