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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 셀카 본능에서 잊혀질 권리까지, 삶의 격을 높이는 디지털 문법
    어크로스의 책 2014. 10. 8. 10:39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

    셀카 본능에서 잊혀질 권리까지, 삶의 격을 높이는 디지털 문법의 모든 것



    기록하고 기억하는 디지털, 검색하고 공유하는 사람들,

    사람과 디지털이 건강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가기 위한 단 하나의 지침서


    셀카봉 유행과 카카오톡 사찰 논란.

    일견 관계없어 보이는 최근의 두 가지 이슈는 오늘날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가 불러온 새로운 사회 현상을 압축해 보여준다. 스마트폰과 SNS는 한편에서는 연결과 공유를 가속하고 한편에서는 검열과 감시를 강화한다. 이러한 시대에 개인이 디지털의 풍랑에 휘둘리지 않고 자유로운 삶을 향유하기 위해 필요한 건 무엇일까?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는 디지털 시대의 새로운 철학과 구체적인 지침을 ‘디지털 리터러시’ 개념으로 제안한다. 디지털의 속성과 구조를 파악하고 디지털 문법을 제대로 이해하고 사용하는 능력이 우리의 삶을 좌우하는 필수 교양이 된 것이다.

    디지털 기술이 우리에게 끼치는 영향을 다룬 번역본은 많지만 균형 있는 관점으로 디지털의 문명사적 전환에 대한 인문적 사유와 더불어 실제적이고 구체적인 지침까지 아우르는 국내서는 지금까지 없었다. 이 책의 저자는 연륜 있는 IT 기자로서 디지털 기술에 관한 전문적 내용을 다양한 문헌과 연구 결과를 통해 깊이 있게 다루면서도 IT 전문 지식에 생소한 일반 독자들을 위해 일상의 풍부한 사례를 들어 이해를 돕는다. 지금 우리에게 꼭 필요한 디지털 사회생활 가이드다.


    셀카 본능으로 보는 자발적 프라이버시 포기의 현상학

    - 장례식장에서도 '치~즈'를 외치게 하는 셀카의 유혹, 우리는 왜 그렇게 셀카를 찍어댈까?


    셀카봉이 필수품으로 떠오르는 추세다. 셀카 문화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켰다고 평가받기도 하는 이 막대가 시사하는 바는 무엇일까?

    과거에는 자신의 모습을 담는 일이 거의 불가능했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등장한 후 셀카 촬영은 거울이 등장한 후에 수시로 자신의 모습을 비춰보게 된 것만큼이나 자연스러운 행위가 되었다. 셀카는 자기만족, 나르시시즘의 발현만으로 설명할 수 없다. 셀카의 본능은 “나를 더욱 매력적으로 보이게 만들어 다른 사람들에게 더 인정받고 친밀한 관계를 맺고자 하는”(32쪽) 인정 욕망에 뿌리를 두고 있는 것이다. 페이스북이나 트위터, 인스타그램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는 이러한 욕망을 더욱 부추긴다. 이는 셀카 사진에 그치지 않는다. 

    페이스북의 창업자이자 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프라이버시는 더 이상 사회적 규범이 아니다”라고 공언했다. 더 많은 사람들과 더 많은 것들을 공유하도록 세팅되어 있는 디지털 기기와 서비스. 사용자들은 자발적 프라이버시 포기에 동참하며 자신의 개인정보와 사생활을 기꺼이 드러낸다.

    1부 <스스로 드러내는 사람들>에서는 이처럼 노출의 시대의 프라이버시 문제를 셀카 본능, 위치정보 피해, 사회공학 해킹, 빅브라더 쇼와 DIY 감시의 시놉티콘, 신상 털기와 온라인 평판관리 산업의 등장, 최초의 잊혀질 권리 판결 등을 사례로 들며 자각 없이 스스로 프라이버시를 포기해온 이들에게 경종을 울린다.

    “앞으로 청소년들은 성인이 되는 순간 자신의 디지털 과거로부터 벗어나기 위해 모두 이름을 바꿔야 할지도 모른다.” -에릭 슈미트(구글 회장)


    카카오톡으로 보는 디지털 구조의 진실

    - 글로 대화하는 시대, 늘어나는 소통 속 줄어드는 눈치와 자유


    국내 인구 75퍼센트가 사용하는 국민 메신저 앱 카카오톡에 대한 사찰 논란이 불거지면서 사적 의사소통의 수단이 검열과 감시의 대상이 된 데 반발한 사용자들이 사이버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 이 사건은 단순히 국가 권력의 문제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스마트폰과 SNS가 가져온 편리함 뒤에 가려져 있던 디지털 시대의 어두운 단면을 고스란히 드러낸다.

    저자는 이와 관련해 의미 있는 통찰을 보여주고 있다. “카카오톡이 불러온 가장 중요한 변화는 우리가 말을 글로 자동 기록하는 언어생활을 시작했다는 점이다. 나와 상대와 서버에 세 개의 원본이 있는, 일종의 내용 증명 대화다.”(219쪽)

    디지털 시대에 프라이버시 문제가 화두가 되는 것은 이처럼 디지털이 모든 것을 기록하고 기억하는 속성을 지니고 있기 때문이다.《잊혀질 권리》의 저자 빅토어 마이어쇤베르거 교수에 따르면 “유사 이래 인류에겐 망각이 기본이고 기억하는 것이 예외적 현상이었으나 디지털 기술과 인터넷은 망각이 예외가 되고 기억이 기본값이 되게 만들었다.” 지워지지 않는 시대가 도래한 것이다. 사용자들이 남기는 방대한 데이터를 이용하는 것은 국가 권력이나 거대 IT 기업 같은 빅브라더뿐만이 아니다. 검색하고 공유하는 사용자들 자신도 뉴 빅브라더가 되어 DIY 감시 사회를 이룬다.

    사이버 망명을 시도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디지털의 속성을 정확히 이해하지 못한 채 기기와 서비스를 주어진 대로만 사용한다면 우리의 프라이버시의 영역은 갈수록 축소될 수밖에 없다. “정보화 시대 빅브라더로부터 숨는 방법은 추적에 노출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수단을 아예 사용하지 않음으로써 상대에게 추적의 근거를 제공하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정보화 도구를 외면하고 살아갈 수 있는 현대인은 거의 없다.”(54쪽)

    디지털 문명은 급속도로 우리 삶에 파고들었기에 그 구조와 속성을 인지하며 사용하기란 쉽지 않다. 이에 2부 <우리를 공공재로 만드는 디지털의 방식>에서는 연결과 공유를 기본값으로 하는 디폴트 세팅의 덫, 세계 최대의 SNS인 페이스북의 ‘좋아요’ 기능이 가진 복합적 의미, 얼굴 인식 기술과 개인별 맞춤 서비스의 문제점, 검색엔진의 자동완성 기능과 카카오톡 수신 확인 기능이 구현된 불온적 배경, 스팸 메일이 줄어들지 않는 옵트 아웃(사후 선택적 거부) 정책, 멀티태스킹 신화, 빅데이터 산업의 위험성, 기술의 편향성 등을 파헤침으로써 독자들로 하여금 디지털이 어떠한 방식으로 작동되고 있는가를 파악하게 한다.

    “디지털 기술은 객체가 아니라 목적을 띤 시스템이다. 디지털 기술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모른다면 그것이 무엇을 원하는지조차 알 수 없을 것이다.” -더글러스 러시코프(미디어 이론가)


    삶의 격을 높이는 새로운 신언서판(身言書判)의 기준

    - 스마트폰 사용법만 보아도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알 수 있다!

     

    스마트폰이 또 하나의 신체처럼 여겨지는 시대,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SNS는 친구의 정의를 바꾸고 카카오톡은 커뮤니케이션 방법에서 전에 없던 문명사적 전환을 가져왔다. 하지만 앞서 살폈듯이 디지털 시대로 진입하면서 온갖 문제들이 발생하고 있다. 스마트 시대라는 말이 무색하게 우리의 몸과 마음을 해치는 스마트폰 중독과 신종 질병들, 심각한 프라이버시 침해, 개인정보 유출, 감시와 통제, 우리는 영영 디지털 세계의 그늘에서 고난한 길을 걸을 수밖에 없을까? 아날로그 환경에서 살다 뒤늦게 디지털 문명 사회로 들어선 디지털 이주민 세대, 그리고 ‘가장 멍청한 세대’로 지칭되는 디지털 네이티브 세대까지 함께 익혀야 할 디지털 사회 문법은 무엇일까?

    오늘날 스마트폰과 SNS는 그 사용법에 따라 한 사람을 판단하는 잣대로 기능한다. 과거에 인물을 판단하는 조건이었던 몸가짐, 말씨, 문필, 판단력, 즉 신언서판이 디지털 시대에 새로운 판단 기준이 된 것이다. 스마트폰과 함께 많은 시간을 보내고 다양한 활동을 하게 되면서 스마트폰을 어떤 용도로 활용하는지, 어떤 태도로 사용하는지를 보면 자연스레 그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파악할 수 있게 된다. 게다가 최근 입학과 취업에서 대학과 기업의 지원자 온라인 평판 조회는 중요한 절차로 채택되고 있는 실정이다. 이에 따라 삶의 기회가 축소되기도 한다. 따라서 자신의 삶을 자유롭게 꾸려가기 위해서는 디지털 신언서판의 관리가 필수적이다.

    저자는 디지털 시대의 소통법을 분석하면서 소통의 풍요 속 공감 능력의 저하 현상을 포착하고 그 결핍을 채울 법칙을 제안해주며, 새로운 에티켓인 통신 프로토콜을 자세히 소개하고, 던바의 수와 관심의 경제학에서 사회적 관계 맺기의 적정선을 알려주며, SNS가 주는 박탈감이나 행복감 모두를 성찰하면서 도구로써 현명하게 사용할 방법을 권한다. 더불어 존엄하고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중요한 요소인 프라이버시를 지킬 권리에 대한 시민 의식을 강조한다. 또한 디지털 시대에 더욱 중요해지는 상상력의 영역, 휴식과 무위의 가치를 역설하기도 한다.

    이처럼 ‘유리감옥’에 갇힌 ‘생각하지 않는 사람들’로 묘사되는 현실에서 벗어나 디지털 삶의 격을 높일 지침을 소개하는 3부 <새로운 시대의 새로운 문법>은 이 책의 백미로 꼽을 만하다.


    스마트폰과 인터넷은 우리의 삶의 방식을 모두 바꿔놓았다. 더 많이 연결되고 더 많이 공유하며 살아가야 하는 시대, 디지털 세계는 더 많은 기록과 기억을 남긴다. ‘당신을 공유하시겠습니까?’라는 질문은 디지털 시민이라면 누구나 숙고해보아야 할 이 시대의 주요한 물음이다. 이 책은 독자들이 무엇을 어떻게 공유하며 살아갈 것인지, 스스로 현명한 답변을 만들어갈 방향을 제시하는 길잡이가 되어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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