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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5.10.20 15:51

헤밍웨이의 노트, 스타인벡의 연필

그리고 당신의 인생과 함께한 문구들

 

완벽한 디자인의 볼펜에서부터 스테이플러의 연속 동작의 비밀까지

영국의 문구 덕후, '런던 문구 클럽'의 창설자 제임스 워드가 탐사하는

도구적 인간들이 만든 작지만 위대한 물건들의 세계





 

문구의 모험


당신이 사랑한 문구의 파란만장한 연대기


제임스 워드 지음 | 김병화 옮김



《찰리와 초콜릿 공장》의 작가 로알드 달은 매일 아침 그날 사용할 딕슨 타이콘데로가 연필 여섯 자루를 뾰족하게 깎은 다음에야 일을 시작하곤 했다. 《분노의 포도》를 쓴 존 스타인벡은 작가 생활 내내 완벽한 연필을 찾아다닌 끝에 ‘종이 위에서 활강하며 미끄러지는’ 블랙윙 602에 정착했다. 항상 작은 검정색 노트에 작품을 썼던 기행문학 작가 브루스 채트윈은 그 노트의 생산이 곧 중단된다는 비보를 접하고는 평생 쓸 100권의 노트를 주문하러 나서기도 했다. 이들에게 문구는 평범한 소모품이 아니라 창작의 연료이자 작품의 일부였다.

 

소박하고 겸손한 도구이자 그 안에 무한한 가능성과 기회를 담고 있는 물건. 그러나 졸업과 동시에 책상 서랍 속에서 서서히 잊혀지거나 회색빛 ‘사무용품’의 세계로 유배되는 것들. 영국의 오프라인 문구류 품평회 ‘런던 문구 클럽’의 창설자인 저자 제임스 워드는 이 잊혀진 존재들의 이야기를 찾아 나섰다. 책상 위에서, 셔츠 윗주머니에서, 가방 속에서 오랫동안 함께하며 예술가들에게는 창조와 영감의 도구가, 공부하고 일하며 살아가는 사람들에게는 일상의 무기가 되어준 문구들을 재조명한다.

저자는 볼펜, 스테이플러, 클립, 형광펜 등 이제는 삶의 일부가 된 친숙한 사물들을 탐구하며 그 안의 흥미진진한 역사와 드라마를 발굴해냈다. 우연히 발명된 ‘쓸모없는 풀’이 메모지와 만나 포스트잇으로 완성되던 순간, 낙담한 디자이너가 모형을 뭉개버리는 바람에 탄생한 납작한 형광펜 디자인, ‘헤밍웨이와 피카소의 노트’라는 홍보문구가 감추고 있는 진실, 오타에 시달리던 비서의 발명품이 MTV 채널 출현에 끼친 영향까지. 저자는 새로운 아이디어가 탄생하던 짜릿한 순간과 한 시대를 풍미한 제품들의 숨겨진 이야기, 볼펜 끝이나 잉크에 압축된 정밀한 공학 기술들까지 풍성하게 소개하며 이것들이 어떻게 우리의 일상으로 들어와 삶의 모습을 바꾸어놓았는지를 들여다볼 수 있게 돕는다.

 

디지털 문구들이 오래된 문구들을 대체해나가는 시대지만 저자는 문구가 종말을 맞기 보다는 오히려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것으로 본다. 전구의 발명 이후에도 양초는 사라지지 않았다. 사람들은 양초에 어둠을 밝힌다는 본래의 기능에 더해 ‘로맨틱’한 물건이라는 새로운 의미를 부여했다. 그는 문구에도 비슷한 변화가 일어나리라고 본다. 이메일보다 인간적인, 그리고 친밀한 것의 상징으로 말이다. 이 책 《문구의 모험》은 가까운 곳에서 소중한 것들을 다시 발견할 기회를 선물할 것이다.


  이 책에 대한 서평과 추천사


* 제임스 워드 덕에 우리에게는 앞으로 꽤 오랫동안 문구에 관한 책이 필요 없게 되었다. - <옵서버(Observer)>

 

* 제임스 워드는 재치, 정신건강에 해로울 만한 집착, 순수한 애정을 모두 섞어 글을 쓴다. 여기, 문구 덕후들을 위한 고품격 포르노그래피가 있다. - <파이낸셜 타임즈(The Financial Times)>

 

* '블루택(Blu-Tack)' 활용법만큼이나 많은, 매력적이고 흥미롭고 시시콜콜하며 과학적인 문구 이야기다. - <사가(Saga)>

 

* 제임스 워드의 《문구의 모험》은 당신을 가을, 새 학기가 시작하던 바로 그때로 데려간다. 몰스킨 노트의 첫 페이지가 주는 상쾌한 만족감, 그리고 당신이 누구인지를 말해줄 펜에 관하여 탐사한 책이다. - <보그(Vogue)>

 

* 끝없이 매혹적이고 위트 있는 책 - 숀 어셔, <레터스 오브 노트(Letters of Note)> 편집자

 

 저자 소개


제임스 워드(James Ward) 

 


런던 문구 클럽(Stationery Club in London)의 공동 창설자이자 '나는 지루한 것들을 좋아해(I like boring things)' 블로그를 운영하며 매년 '지루함 컨퍼런스(Boring Conference)'를 개최하고 있다. 런던 문구 클럽은 2009년 그와 일러스트 작가 에드 로스가 트위터에 #stationery 해시태그와 함께 문구 이야기를 올렸던 데서 시작됐다. 같은 책을 읽고 모여 이야기를 나누는 독서 모임처럼, 사람들이 직접 만나 문구에 관한 시시콜콜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기를 바랐던 그는 이 해시태그 운동을 오프라인 문구 품평회로 발전시켰고 런던 문구 클럽은 가장 완벽한 노트와 필기구의 조건에 관해 열띤 토론이 벌어지는 모임이 되었다.

2010년, 그는 '흥미로운 것들 컨퍼런스(Interesting conference)' 행사가 취소된 틈을 타 기습적으로 ‘지루함 컨퍼런스’를 기획했다. 절반은 농담으로 시작한 이 행사는 2분 만에 티켓이 매진되었고 더 넓은 장소로 옮긴 지 5분 만에 다시 티켓이 매진되었다. 재채기를 할 때마다 그 강도와 당시 상황을 기록하는 사람, 각 자판기의 덜컹거리는 소리를 녹음하고 비교하는 사람, 길거리 가게들의 정면 사진을 찍는 사람 등 독특한 발표자들이 모여 각자의 기록과 경험을 발표하는 이 자리는, 별 뜻 없이 지나칠법한 일상의 찰나를 포착하여 그 순간을 흥미롭게 살아내려는 사람들의 축제다.

사소하고 평범해 보이는 것들 속에서 매혹적인 이야기를 길어 올리는 법, 사물과 풍경을 완전히 새로운 시각에서 바라봄으로서 뜻밖의 발견에 다가서는 것은 그의 오랜 화두이며 그는 블로그를 통해 사소한 발견들을 꾸준히 기록하고 있다. 그의 블로그는 인디펜던트와 옵서버, BBC 온라인에 소개되었고, 지루함 컨퍼런스는 인디펜던트, 가디언, 월스트리트저널, 선데이타임스, BBC라디오에 소개되었다. 《문구의 모험Adventures in Stationery》은 그의 첫 책이다.


■ 본문 미리보기

 








 책 속에서



이메일의 사용도가 점점 높아지는데도 만년필 판매량이 매년 줄어드는 대신 늘어난다는 사실 자체가 놀랍다. 만년필 판매량이 안정적인 것(이따금 급격히 치솟는 상황은 물론)은 이상해 보인다. 그러나 글을 적을 일은 항상 있을 것이고 그럴 일이 줄어들기는 해도 그 기회는 더욱 소중히 여겨지게 된다. _2장 만년필과 볼펜의 시대


 

스타인벡은 마음에 드는 연필을 찾아내면 한꺼번에 수십 자루씩 사두곤 했다. (…) 스타인벡이 제일 좋아한 품종은 블랙윙(Blackwing) 602였다. “새 연필을 찾아냈어. 지금껏 써본 것 중에 최고야. 물론 값이 세 배는 더 비싸지만 검고 부드러운데도 잘 부러지지 않아. 아마 이걸 항상 쓸 것 같아. 이름은 블랙윙인데, 정말로 종이 위에서 활강하며 미끄러진다니까.” 스타인벡 외에도 블랙윙의 팬은 많았다. 프랭크 시나트라와 함께 작업한 것으로 유명한 기획자 넬슨 리들은 그 연필을 제일 좋아했다. 퀸시 존스는 작업할 때마다 주머니에 이 연필을 한 자루 꽂아두었다.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그의 마지막 소설인《할리퀸을 보라!》에 그 연필을 등장시킨다(”난 네가 부드럽게 만지작거리던 블랙윙 연필의 각진 면을 쓰다듬었다”). _4장 대가들의 연필

  

 

사람들은 자료에 밑줄을 치기 위해 보통 펜을 쓰는 데 익숙해져 있었다. 그러니 왜 예전에는 전혀 필요 없었던 일을 하는 특별한 펜(형광펜)을 더 비싼 값에 사겠는가. 그가 팔려는 것은 그냥 새 펜이 아니라 새로운 행동이었다. (…) “이 펜은 당신의 일을 단순하게 해주고 더 중요한 일을 할 귀중한 시간을 절약해주며 당신 책상에 어울리는 물건입니다.” _9장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

 

 

포스트잇을 한번도 보지 못했거나 사용한 적이 없다면 그것은 있으나 마나 한 물건으로 보일 것이다. 접착력 약한 풀이 한쪽 가장자리에 가늘게 칠해진 작은 종잇조각이라니, 무슨 쓸모가 있을 것 같지 않다. 그런데 한번 쓰기 시작하면 모든 것이 변한다. _11장 냉장고 문에 붙은 하이퍼텍스트


 

색인 카드로 정보를 쉽게 재배열할 수 있고, 또 새로운 정보를 어떤 시점에서든 추가하는 방식은 카탈로그를 만들거나 파일을 체계적으로 정리하는 데만이 아니라 모든 창조적 절차에도 유용했다. 사물의 패턴이 사물에 앞선다. 1967년 블라디미르 나보코프는 <파리 리뷰>지와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작업 방식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나는 그냥 내키는 대로 크로스워드 퍼즐의 빈 구멍을 메우기만 합니다. 소설이 완결될 때까지 색인 카드에다 이런저런 조각들을 써놓아요. 그런데 작업 스케줄에는 융통성이 있지만 쓰는 도구에는 좀 까다로운 편입니다. 줄 쳐진 브리스톨 색인 카드, 잘 깎이고 너무 단단하지 않은 지우개 달린 연필을 씁니다.” _13장 지식의 저장고


 

문구의 역사는 곧 인간 문명의 역사라고 말해도 그리 심한 과장이 아니다. 부싯돌 조각을 나무 자루에 꽂아 원시적인 창을 만들 때 썼던 역청부터 프리트 스틱의 풀 사이에는 (인더스 계곡에서 출토된 자를 써서) 일직선이 그어질 수 있다. 최초의 동굴 벽화에 쓰인 염료와 볼펜에 쓰이는 잉크 사이에도 직선이 그어진다. 이집트 파피루스에서 A4용지 사이에도, 갈대 펜과 연필 사이에도. 생각하기 위해, 창조하기 위해 우리는 뭔가를 적어두어야 하고 생각을 체계화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문구가 필요하다. _14장 그 많던 볼펜은 다 어디로 갔을까


■ 차례


Chapter 1 완벽한 디자인의 본보기 - 클립과 핀

클립의 아버지들 | 진화의 조건 | 완벽한 디자인의 본보기 | 문구류 카탈로그 | 압정 | 푸시핀 | 벨로스 문구함의 마지막 칸

 

Chapter 2 만년필과 볼펜의 시대 - 볼펜과 만년필

빅 크리스털 볼펜 | 갈대 솔에서 금속 펜촉까지 | 잉크를 머금은 만년필 만들기 | 볼펜의 탄생 | 제품 출시 경쟁 | 볼펜의 명예 회복 | 만년필의 부활 | 익스트림 볼펜 테스트 | 우주에서도 쓸 수 있는 펜 | 손 글씨와 잉크가 말해주는 것

 

Chapter 3 몰스킨 노트의 마지막 페이지 - 종이

진짜 몰스킨 공책 | 명품의 조건 | 종이를 만든 사람 | 대량 제지 기술 | 목제 펄프의 발견 | 더 강한 종이 | 종이 규격의 ‘마술적 비율’ | 우편 봉투의 진화 | 노란색 리걸 패드 | 진화는 계속된다

 

Chapter 4 대가들의 연필 - 연필

세계 연필 생산의 중심지 |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연필 공장 | 미국에서 가장 유명한 연필 | 창작자의 무기 | 블랙윙 602의 예찬자들 | 연필깎이의 모순 | 연필의 연장품

 

Chapter 5 우리의 실수를 덮어주는 것들 - 지우개

탄성 고무의 새로운 쓸모 | 핑크 펄 지우개 | 오타에 시달리던 비서의 발명품 | 하얗게 덮어버리기 | 흔적 없이 지워버리기 | 사악한 용도로는 사용하지 말 것

 

Chapter 6 가져가세요, 난 당신 거예요 - 홍보용 문구들

이케아 연필은 몇 자루나 될까 | “가져가세요, 난 당신 거예요” | 가장 효과적인 홍보용품

 

Chapter 7 오직 당신을 즐겁게 해주려는 목적뿐 - 기념품

야한 그림엽서의 제왕 | 값싼 엽서의 진짜 의미 | 휴가지의 기억을 되살려주는 펜 | 창의적인 장난감

 

Chapter 8 컴퍼스와의 작별 의식 - 교실의 물건들

너드의 물건 | 연필에서 펜으로 옮겨가는 순간 | 색연필의 정치적 중립성 | 서랍장 속에 잠들어 있는 것들 | 헬릭스 문구 왕조의 흥망성쇠

 

Chapter 9 내 인생의 하이라이트 - 형광펜

사인펜의 위엄 | 투명하고 환한 노란색 | 다른 어떤 펜과도 다른 펜 | ‘새로운 행동’을 팔다 | 계속되는 도전

 

Chapter 10 난 네게 달라붙을 거야 - 접착제

접착의 역사 | 식물성 풀 | 미스터 프리트 | 스카치테이프 | 블루택의 수천 가지 용도 | 소비자의 상상력을 위하는 길

 

Chapter 11 냉장고 문에 붙은 하이퍼텍스트 - 포스트잇

최초의 문구류 실험실 | ‘이상한 접착제’ 세미나 | 끈끈한 메모지의 잠재력 | 소박한 걸작품

 

Chapter 12 스테이플러의 연속 동작 - 스테이플러

우중충한 사무실의 한 줄기 빛 | 스테이플러의 연속 동작 | 종이에 박힌 침 빼내기 | 전동식 스테이플러

 

Chapter 13 지식의 저장고 - 서류함

수직식 파일링 시스템 | 색인 카드 시스템 | 스탠리 큐브릭의 아카이브 상자 | 자료 정리의 완성

 

Chapter 14 그 많던 볼펜은 다 어디로 갔을까 - 문구의 미래

디지털 세계, 문구의 흔적들 | 펜은 죽지 않는다

 

감사의 말

옮긴이의 말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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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향 | 2015.11.10 14:54 신고 | PERMALINK | EDIT/DEL | REPLY
어제 주문한 책이 오늘 왔네요...근데 오자는 일부러 넣으신 건가요? 보물찾기 처럼? ㅎㅎ..몇 페이지 봤는데 오자가 여럿 보이네요...
acrossbook@gmail.com | 2015.11.16 18:14 신고 | PERMALINK | EDIT/DEL
하앗 ㅠㅠㅠ 오자는 일부러 넣은 것이 아니옵고.. 눈 부릅뜨고 잡고 있는데도 부족한 점이 많습니다. 다음 쇄 때는 더욱 꼼꼼히 보고 수정 내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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