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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망 없는 낙관주의: 무너진 세계에서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어크로스의 책 2026. 8. 6. 14:51

★ 2025 네덜란드 ‘철학의 달’ 올해의 에세이
★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 작가 토미 비링하 신작
★ 전 세계적 위기에 관한 가장 정직한 해답
매우 불확실한 세계에 등장한 너무나 정확한 에세이
“절망도, 희망도 버리고, 그저 지금 옳은 일을 하세요.”네덜란드 주요 문학상을 휩쓸고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른 작가 토미 비링하가 강연 때마다 듣는 질문이 있다.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까?”라는 물음이다. 거짓이 난무하는 미디어, 반복되는 전쟁과 정치적 극우화, 무엇보다 걷잡을 수 없이 다가온 기후 위기로 인해 미래에 대한 희망을 잃은 사람들은 그에게 답을 구한다. 그러나 그는 헛된 희망을 약속하지 않는다. 다만 이 책을 통해 희망을 버렸을 때 절망도 버릴 수 있음을, 그게 우리가 앞으로 살아갈 새로운 삶의 태도인 ‘희망 없는 낙관주의’의 시작임을 설득한다.
비링하는 한나 아렌트와 W. G. 제발트를 인용하며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진단한다. 그리고 이 위기의 상황에 등장한 두 가지 태도, 니체의 염세주의 논의와 에른스트 블로흐의 유토피아적 희망 사이에서 ‘희망에 기대지 않지만 실천을 포기하지 않는’ 균형점을 찾는다. 그리고 미하엘 엔데와 애니 딜러드의 작품들을 넘나들며 그 탐색의 과정을 아름다운 문장으로 빚어낸다.
당면한 시대를 넘어 머나먼 후대를 바라봤던 키케로를 떠올리며, 저자는 미래를 살아갈 새로운 힘의 근원을 찾는다. 저자는 오히려 우리에게 질문한다. “왜 희망을 묻습니까?” 네덜란드 ‘철학의 달’ 기념 재단이 매년 단 한 명의 작가를 선정해 집필을 의뢰하는 ‘2025 올해의 철학 에세이’인 이 책 《희망 없는 낙관주의》는 우리에게 희망 없이도 살아갈 삶의 태도를 가져다줄 새로운 통찰을 전한다.미래가 보이지 않는 시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를 깨어 있게 할 새로운 삶의 태도Ipsos 조사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응답자의 75%가 ‘미래를 잃었다’고 느꼈다고 응답했다. 반복되는 전쟁과 정치적 극우화, 진실의 위상이 사라진 미디어 환경 속에서 사람들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 미래에 대한 상실감을 견딘다. 현실 부정과 회피, 상대화, 쾌락주의, 기술 낙관주의까지, 방법은 다양하지만 무엇도 절망감을 없애주지는 못했다. 그러나 어떤 사람들은 현실을 직시하고, 슬픔을 수용하며 행동을 멈추지 않는 방식으로 절망감을 새로운 삶의 실천으로 바꾸어낸다. 저자가 말하는 ‘희망 없는 낙관주의’가 바로 그것이다.
50년 뒤에도 인류가 종말하지 않고 살아가고 있을지 확신할 수 없는, 도무지 나아질 가능성이 없는 시대다. 하지만 그럼에도 당장 오늘을 살아가야 한다면 우리에겐 바로 이런 철학, 이런 희망 없는 낙관주의가 필요하다. 어려운 문제 앞에서 쿨하게 절망하기보다 부단히 움직이기를 권하는 이 책은 스트리밍 속으로 도망치는 대신 상실감을 받아들이기로 한 사람들에게 걸맞은, 얇지만 아주 단단한 책이다.절망과 착시에서 벗어나기,
그럼으로써 희망 없이 낙관하기저자는 ‘미래가 더 나아질 것’이라는 생각을 버리라고 말하지만, 이는 좌절하는 삶의 태도로 이어지지 않는다. 오히려 좌절감과 절망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희망을 버리는 방법을 선택하라고 조언한다. 억지로 만들어낸 희망을 좌표로 삼는 일은 절망에 취약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희망은 유한한 상황에서 가치를 증명한다. (중략) 끝이 있을지도 모르는 삶 속에서 말이다. 하지만 더 이상 긍정적 기대가 존재하지 않고, 미래 자체가 치명적 병에 걸린 상황에서 희망은 무용지물로 축소된다.”(125쪽)
그렇다면 절망과 희망이 없는 자리에서 어떻게 낙관이 가능할까? 저자는 희망은 ‘기대’를, 낙관은 ‘행동’을 만든다고 역설한다. 헛된 기대를 버리는 순간에 찾아드는 기묘한 ‘낙관’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옳은 행동을 할 수 있게 만든다. “나는 딸들에게 무엇을 말할 수 있을까? 아마 이렇게 ‘희망하기’를 ‘행동하기’로 바꾸라고. 캉디드가 불행한 모험 끝에 말하듯이 “정원 가꾸기, 그것으로 충분하다”고.”(133쪽) 따라서 희망 없이 낙관하는 태도는 절망 없이 실천하는 삶을 만들어낼 대안적 삶의 태도가 될 수 있다.진실의 종말은
어떻게 개인을 고립시키는가우리는 미래 상실을 부정하거나 회피하게 만드는 수많은 거짓말들을 미디어를 통해 주입받는다. 가장 많은 거짓말에 노출되는 곳은 소셜 미디어를 비롯한 디지털 플랫폼이다. 사실과 거짓이 구분되지 않는 이 공간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는 지금을 저자는 '거짓말의 시대'(105쪽)라고 부른다. 진실이 힘을 잃은 이 탈진실의 시대는 새로운 권력가들, 즉 빅테크 기업가를 비롯한 신진 재벌과 전체주의적 정치가들의 연합을 떠받치는 기반이 된다.
사실과 진실이 사라진 결과 중에서 저자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개인의 고립이다. 저자는 철학자 한병철을 인용하며, 검증된 사실과 진실 자체가 우리를 모아주는 ‘공동 세계’의 기반이었음을 지적한다. 진실의 시대의 종말이란 곧 이 공동 세계의 종말을 의미한다. 왜 테크 엘리트들과 극우화된 정치 지형은 사실 없는 공간을 만드는 것에 합심할 수 있었을까? 그리고 이로 인한 개인의 고립은 어떤 결과로 이어지게 될까? 저자는 이렇게 말한다. “그들은 외롭고 두려운 유권자와 자기 자신 및 타인에게 소외된 수동적 사용자를 만들어냈다. 고립된 사람은 본질적으로 무력하다.”(118쪽)희망과 절망에 관한 철학적 사유와
아름다운 문장이 만나다이 책은 2025년 네덜란드 ‘철학의 달’ 기념 재단이 단 한 명의 작가에게 의뢰하는 올해의 에세이로 집필되었다. 따라서 한나 아렌트와 W. G. 제발트, 니체와 에른스트 블로흐 등을 비롯해 다양한 철학적 사유를 인용하며 우리가 처한 현실을 진단한다. 한나 아렌트가 “위기의 순간 최악의 인간은 두려움을 잃고, 최선의 인간은 희망을 잃는다.”고 말한 흐름 속에서 희망을 분석하고, W. G. 제발트의 물질에 대한 관점을 참조해 지금 우리 시대가 자원을 활용하는 방식을 짚는다. 니체와 에른스트 블로흐를 참조해 희망과 절망에 관한 사유의 흐름을 짚어내고, 톤 르메르 등 우리에게 낯설지만 중요한 철학자들을 따라나서며 새로운 삶의 태도를 찾아 나선다.
우리에게 《모모》로 잘 알려진 미하엘 엔데의 소설과 애니 딜러드의 작품들을 넘나들며 빚어낸 아름다운 탐색의 과정은, 읽는 즐거움까지 선사할 것이다.저·역자 소개
저자 토미 비링하
소설가이자 에세이스트.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현대 작가 가운데 한 사람으로 손꼽힌다. 《조 스피드보트(Joe Speedboat)》로 F. 보르데베이크상을, 《우리는 죽은 사람들이에요》로 리브리스 문학상을, 《축복받은 리타(De heilige Rita)》로 북스팟 문학상과 독자상을 수상하며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무라트 아드리시의 죽음(De Dood van Murat Idrissi)》은 인터내셔널 부커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옮긴이 류동익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네덜란드어를 전공하고, 네덜란드 레이던대학교에서 법학 석사, 언어학 박사 과정을 수료했다. 한국외국어대학교와 네덜란드 교육진흥원에서 네덜란드어 강의를 했으며, 현재 네덜란드 가톨릭방송국 한국 특파원이다. 지엔디정보센터에서 네덜란드어를 가르치면서 네덜란드 작품을 한국에 소개하고 있다. 지은 책으로는 《나는 해외 입양인입니다》(공저), 옮긴 책으로는 《레닌그라드의 기적》, 《하멜 보고서》, 《세계 어린이 인권 여행》, 《스페흐트와 아들》, 《나이팅게일 목소리의 비밀》, 《고슴도치의 소원》, 《반 고흐와 나》, 《생각에 기대어 철학하기》 등이 있다.차례
1. 우리에게 희망이 있습니까
2. 아버지 됨과 두려움
3. 연소가 만든 세계
4. 여기 사자들이 있다
5. 아이들이 모르는 과거
6. 무(無)의 형태
7. 종말들, 예언들
8. 철학자가 선물한 화석
9. 상실감에 대응하는 방식들
10. 퇴거 조치
11. 슈퍼 리치의 생존법
12. 공포와 권위주의
13. 거대한 거짓말
14. 거짓에는 없는 것
15. 고립과 탈진실
16. 그 배들은 어디로 갔나요?
17. 전체주의적 희망
18. 희망 없는 낙관주의
감사의 말
주책 속으로
불과의 공생은 우리의 필수적인 생존 조건이지만 그 안에는 이미 예정된 세포의 죽음이 내장되어 있다. 프로메테우스는 빛과 불을 이용해 인간을 어둠과 추위로부터 해방시켰다. 그러나 우리 시대의 프로메테우스는 불 없는 빛, 연소 없는 에너지를 가져와야 한다. 그 임무는 처음보다 훨씬 더 거대한 것이 되었다. _3. 연소가 만든 세계
파라나강 상류의 밀림에는 사냥-채집인인 아체(Aché)부족이 산다. 그들은 오랫동안 밀림 안에서 소규모 집단으로 이동하며 살아왔고, 외부 세계와의 접촉은 늘 치명적이었다. 질병과 학살로 거의 멸종 직전까지 갔었다. 숫자가 줄어든 이 부족은 축소되어가는 숲에서 여전히 떠돌고 있다. 그중 한 집단이 최근 인류학자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들은 불 피우는 기술을 단 한 세대 만에 잃어버렸다. 그들 부모 세대는 여전히 불을 만들 수 있었으나 그들 자신은 어떻게 불을 피우는지 잊어버렸다. “다시 배우면 되지 않나요. 말린 이끼와 막대기를 구해다가 그냥 열심히 비비면 되잖아요.” 아니다. 그들은 이제 숲 가장자리의 농부들에게 묻는다.
“불 좀 있나요?”
이렇게 사람은 기술을 잃어버린다.
이렇게 잊힌다. _4. 여기 사자들이 있다
1950년 이후 우리 지역 새의 3분의 1, 날아다니는 곤충의 80퍼센트가 사라졌다. 철새생태학 교수인 테외니스 피어스마(Theunis Piersma)의 박사 과정 연구원 한 명은 2016년에 카우뒴(Koudum) 인근의 흑꼬리도요 개체군을 조사했다. 그는 둥지 220개를 확인하고는 이렇게 말했다. “매우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날아갈 수 있을 만큼 자란 새가 단 한 마리도 없었다는 것이다. 우리는 사실상 죽음, 죽음, 죽음만을 연구하고 있는 셈이다.” _9. 상실감에 대응하는 방식들
정오의 시간은 기쁨보다 공포와 연관된다. 주로 환상이 없는 순간이다.
르메르는 말한다. 니체와 반 고흐 모두 정오의 잔혹한 빛 아래에서 망가졌다고.
태양이 가장 무자비할 때 아무것도 숨을 수 없다. 그것은 진리와 죽음의 순간이며 우리가 세상을 있는 그대로 경험하는 순간이자 고통스러운 명료성의 시간이다. _9. 상실감에 대응하는 방식들
미래의 상실은 사람들을 불안하고 두렵게 만든다. 사람들은 불확실성에 대한 공포에서 벗어나고 싶어 안달한다. “날 안심시켜줘, 괜찮다고 말해줘.” 거짓말이 자라기에 더할 나위 없는 토양이다. 사람들이 더 고통받을수록 거짓말은 더 잘 먹힌다. 그들을 공포로 몰아 분노하게 하고 아무것도 믿지 못하게 만든 다음 어디서든 믿게 만든다. 이것이 포퓰리스트와 극우 은행가들이 존재에 대한 공포와 불안을 자본화하는 방식이다. _12. 공포와 권위주의
진리는 확인되지 않는다고 해서 진실성이 줄어들지 않는다. 확인에 대한 집착이 오히려 거짓말을 드러내는 증거다. 거짓말에는 워터마크가 없기 때문이다. _14. 거짓에는 없는 것'어크로스의 책' 카테고리의 다른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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