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미물일기: 존재하는 모든 것들을 존경해
    어크로스의 책 2022. 7. 6. 11:28

     

    ★브런치북 제9회 대상 수상작★

    일상에서 마주친 작고 대단한 생명들,

    그들의 모습에서 발견한 ‘나’라는 미물의 이야기

     

    브런치북 제9회 대상 수상작이자, 진고로호 작가의 네 번째 책인 《미물일기》가 어크로스에서 출간되었다. 주위를 돌아볼 여유 없이 목적지를 향해 시선을 고정하고 바삐 걷는 것이 일상인 시대. 어쩌다 마주친 길 위의 고양이에게는 쉽게 반가움의 인사를 건네지만, 땅 위의 지렁이나 곤충을 보고서는 화들짝 놀라며 인상을 찌푸리기 일쑤다. 그러나 저자는 우리 주변에 분명 존재하지만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작은 생명들을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보고, 그들의 이름을 궁금해하고, 다정하게 안부를 묻는다.

     

    안정된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로서의 자립을 꿈꿨던 저자는 무언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강박에 사로잡힐 때마다 자신의 문제에 갇혀 있기보다 밖으로 시선을 돌렸다. 속도를 늦추고 주위를 둘러보는 동안 우리 주변에 분명 존재하지만 관심조차 두지 않았던 작은 생명들이 보이기 시작했다.

     

    작고 꿈틀거리는 것들이 때로는 징그럽게 느껴지기도 했으나, 살아 있다는 동질감 때문인지 저자는 미물들의 고군분투 속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게 된다. 연약하지만 강인하고, 답답해 보이면서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들을 말이다. 《미물일기》는 작고 대단한 생명들을 마주친 일상의 순간들을 담고 있지만, 단순한 미물 관찰기가 아니다. 애벌레가 나방이 되는 과정을 지켜보며 살아 있는 것이 변하기 위해서는 건너뛸 수 없는 과정이 있다는 것을, 눈에 잘 띄지 않는 것들이 세상을 지탱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아가는 한 개인의 자기 고백적 기록이기도 하다.

     

    저자는 생존을 위해 집중하며 존재 자체로서 역할을 다하는 미물들에게 느끼는 존경의 마음과, 바퀴벌레는 죽이지만 파리는 죽이지 않는 모순 속에서 드는 고민을 진솔히 풀어놓는다. 모든 글에는 진고로호 작가의 섬세한 관찰력으로 포착해낸, 미물들의 특징이 돋보이는 사랑스러운 그림들이 함께 담겨 있다. 이 책을 읽고 나면, 독자는 자신의 문제로 가득 차 있던 세상에서 한 발짝 물러나 우리를 둘러싼 세계를 더 자세하고 다정하게 바라보는 일의 기쁨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저자 소개

    많은 사람들이 그러하듯 저도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는 쉽게 만족하지 못하는 피곤한 영혼입니다. 세상이 좋다고 하는 것, 그래서 내 눈에도 좋아 보이는 것을 손안에 꽉 쥐고 내 것으로 만들고 싶어 합니다. 양손에 힘을 준 채로 우리가 만들어놓은 것들 속에서 이따금 길을 잃어버립니다. 새로 깔아 말끔한 보도블록 틈에서 솟아난 풀을 발견할 때, 예전에는 무서워하던 곤충을 가까이 바라볼 수 있게 되거나, 어제만 해도 들리지 않던 개개비의 울음소리를 듣고 계절이 바뀌고 있음을 알아차릴 때면 이상하게도 손바닥이 빨갛게 파일 때까지 세게 움켜쥔 손에 힘이 풀렸습니다.

    -〈프롤로그〉 중에서

     

    진고로호

    오랜 고민 끝에 공무원이란 안정된 직장을 그만둔 후, 퇴직이라는 선택이 실패로 결론 나지 않도록 무언가를 이뤄내야 한다는 강박이 자리 잡았다. 그 뾰족했던 시간을 견디기 위해서 자주 밖으로 나가 산책을 했다. 느리게 걷다 보니 들꽃과 작은 벌레가 눈에 들어오고, 어디선가 지저귀는 새의 노랫소리가 들려오면 그들의 이름과 안부가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그럴 때마다 글을 쓰고 그림을 그리게 되었다. 이 책은 그 시간들의 기록이다.

    진고로호는 한때 함께 살았던, 현재 함께 살고 있는 고양이들의 이름을 조합한 필명이다. 지은 책으로는 《공무원이었습니다만》(2022), 《아이는 됐고 남편과 고양이면 충분합니다》(2019), 《퇴근 후 고양이랑 한잔》(2017)이 있다.

     

    차례

     

    프롤로그―꽉 움켜쥔 손에 힘이 풀리는 순간

     

    1부 너에게 묻는 나의 안부

    아무것도 하지 못할 것 같은 기분이 들면―지렁이

    이런 것까지 극복해야 하나 싶지만―벌레

    자꾸만 돌아가야 하는 그곳―쇠백로

    한 점 세차게 내리치는 나무 위의 너처럼―큰오색딱따구리

    성과 없는 삶은 실패한 걸까요?―잠자리와 목련

    너도 혼자니? 나도 혼자야―겨울 파리

    봄을 맞이하기 전에 하는 결심―애벌레

    작은 꽃을 피워내는 마음으로―들꽃

     

    2부 한낱 벌레에게도 친절한 사람이라면

    연민과 혐오를 오가며―매미나방

    불쌍한 마음이 들어서―민달팽이

    당신이 좋은 사람이면 좋겠습니다―사람

    아름다운 연둣빛을 손안에―사마귀

    나무로 기억되는 사람―박태기나무와 계수나무

    저도 고통을 느낀답니다―물고기

    화분 위에 피어난 크리스마스―인도고무나무

    제 몫의 삶을 다하고 떠난 생명에게 존경을―고양이


    3부 언제나 그 자리에 있는 친구들

    새를 봅니다―일상틈‘새’ 관찰자의 기쁨

    친숙하고도 강인한 귀여움―참새

    어느새 안부를 묻게 되었어요―나무

    오늘도 씩씩하게 걷는다―비둘기

    완전한 절망이란 존재하지 않는 세계―거미

    뒤뚱거리던 나의 친구에게―머스코비오리

    어둠 속에 반짝임을 지닌―큰부리까마귀

    후회하고 싶지 않다는 마음―어린 시절의 동물들

    여름, 우리는 살아 있습니다―매미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