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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잠들 때: 유엔 특별보고관이 전하는 팔레스타인의 목소리와,우리가 마주해야 할 10개의 얼굴들어크로스의 책 2026. 8. 26. 14:44

우리 시대 가장 큰 비극, 팔레스타인에 대한 냉철하고도 뜨거운 증언과 기록
유엔 특별보고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의 전 세계 화제작 한국어판 출간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특별 보고관인 프란체스카 알바네세의 세계적 화제작 《세상이 잠들 때(원제: QUANDO IL MONDO DORME)》가 출간되었다. 이 책은 역사상 가장 어두운 페이지를 쓰고 있는 팔레스타인에 관한 명징한 보고서이자, 인간다움의 회복을 바라는 뭉클한 증언이다. 이탈리아에서 출간 후 4개월 만에 10만 부가 발행될 만큼 높은 판매량을 보인 이 책은 독자들의 광범위한 관심을 끌며 큰 화제를 모았다. 전 세계 21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었고, 영문판(When the World Sleeps)은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목록에 이름을 올리며 많은 주목을 받았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세는 팔레스타인 문제에 관해 전 세계에서 가장 강하게 목소리를 내며 독보적인 위치를 차지하는 인물이다. 해외 주요 언론은 프란체스카 알바네세를 ‘이스라엘의 아파르트헤이트 정책과 팔레스타인 가자 지구, 서안 지구의 현 상황에 대해 세계에서 가장 명확하고 단호한 목소리를 내는 인물’로 평가하며, 이번 저서를 팔레스타인 문제의 본질을 다룬 중요한 기록물로 언급하고 있다.
《세상이 잠들 때》는 단순한 정치적 논평이나 통계 자료를 넘어, 팔레스타인 현장에서 마주한 사람들의 삶과 목소리를 조명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세는 이 책에서 열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역사와 현재, 그곳에서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다. 300발 넘는 총탄에 목숨을 잃은 여섯 살 어린이 힌드, 가자의 병원에서 하룻밤 사이 미성년자 여섯 명의 사지 절단 수술을 해야 했던 외과 의사 가산 아부 시타, 물감을 사던 화방이 폭격으로 사라져도 그림 그리기를 멈추지 않는 예술가 말락 마타르, 칼로리 섭취량까지 통제당하는 가자 지구를 살리기 위한 학자들의 노력 등을 거론하며, 우리에게 외면할 수 없는 질문을 던진다. 팔레스타인에서 어린이로 산다는 것은 어떤 의미인가? 왜 이들은 21세기에도 자신의 삶을 스스로 결정할 수 없는가? 왜 세상은 이 상처를 치유하려 하지 않고 눈감고 있는가? 이 고통을 끝낼 희망은 어디에 있는가?
지식과 성찰, 감정과 개인적 경험이 어우러진 이야기를 통해, 알바네세는 우리가 감았던 눈을 떠 팔레스타인의 진실을 직시하고, 정의와 진실, 존엄성을 추구하는 ‘인간다움’을 회복하기를 촉구한다.
저자는 이 책의 전 세계 판본에서 동일한 제목과 표지 그림을 사용해줄 것을 요청했다. 표지 그림의 작품명은 〈가자에서의 마지막 밤(LAST NIGHT IN GAZA)〉으로, 팔레스타인 출신 화가 말락 마타르(Malak Mattar)가 그렸다. 말락 마타르의 이야기는 이 책의 8장에 실려 있다.
숫자가 말하지 못하는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가장 생생하게 전하는 10명의 얼굴들과 목소리
《세상이 잠들 때》의 가장 큰 특징은 단순한 뉴스 헤드라인과 통계 자료 뒤에 가려진 현장에서 10명의 목소리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엄혹한 현실과 인간성을 생생하게 전달했다는 점이다. 알바네세는 예루살렘에 거주하며 팔레스타인 주민들의 법적 분쟁을 도왔던 경험을 바탕으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현실을 전한다.
책의 첫 장인 <이것이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현실이다>는 가자 지구 폭격으로 목숨을 잃은 여섯 살 어린이 힌드 라잡의 이야기를 필두로,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현실을 생생히 묘사해 충격과 안타까움을 더한다. 영화 <힌드의 목소리>로도 널리 알려진 힌드 라잡은 친척들과 차를 타고 대피하던 중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300발 넘는 총탄에 맞아 목숨을 잃었다. 힌드를 구하러 가던 적십자사 구조대원들도 총격을 받아 숨졌다.
“힌드의 이야기는 참혹하지만, 이런 일은 팔레스타인에서는 드문 이야기가 아니”라고 알바네세는 단호히 말한다. 그는 팔레스타인 아동의 현실을 생생히 전달하는 보고서를 작성해 상황의 심각성을 알린 바 있다. 2008년부터 2023년 9월까지 15년 동안 1400명이 넘는 팔레스타인 아이들이 목숨을 잃었고, 2023년 10월 7일부터 2025년 3월 사이에는 1만 7000명이 넘는 아이들이 살해당해 그 숫자가 무려 10배로 늘어났다. 아빠가 출생신고를 하러 간 사이 폭격을 당해 숨진 생후 3일 된 쌍둥이, 가족과 함께 식사하던 중 이스라엘군의 총격으로 뒤통수에 총을 맞아 숨진 두 살짜리 아이 라일라 등의 이야기를 전하며, 알바네세는 보호받지도 못하고 자신의 뿌리를 지킬 보금자리도 없는 나라에서 아동으로 산다는 것이 어떤 일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준다.
외과의사 가산 아부 시타의 증언은 더욱 참혹하다. “아이들은 죽은 채로, 갈기갈기 찢긴 채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로 병원에 옵니다. 아이들의 병력을 물었지만 아무도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들을 구조한 사람들은 아이들의 부모가 아니었습니다. 부모는 이미 살해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참상을 직접 경험하고 목격한 이들의 이야기는 우리가 팔레스타인 문제를 결코 외면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더욱 분명히 알려준다.
이 밖에도 알바네세는 그가 만났던 인물들의 목소리를 통해 팔레스타인의 존재 자체를 지우려는 점령 체제 아래서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이 어떻게 파괴되는지를 낱낱이 고발하는 한편, 난민의 삶, 이동 제한, 주거권 및 인권 침해 등 뉴스 헤드라인 뒤에 숨겨진 현실적인 문제들을 다룬다.
세계가 침묵할 때, 알바네세는 기록했다
팔레스타인의 존엄과 인간다움의 회복을 향한 지칠 줄 모르는 목소리
“이것은 팔레스타인인들에 대한 자선의 문제가 아닙니다.
이는 각국의 직능에 대한 존중의 문제이며,
각국의 직능에는 제노사이드 협약을 철저히 준수하여
이러한 범죄를 방지해야 할 의무도 포함됩니다.”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2024년 10월 30일 유엔총회 중
이 책이 더욱 특별한 이유는 단순히 감정적 호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법적·역사적 사실에 기반한 명확하고 엄격한 분석을 제공하기 때문이다. 법률가이자 법학자인 저자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인권과 자결권이 어떻게 침해당하고 있는지, 그들의 평화로운 삶은 어떻게 보장되어야 하는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를 위한 미래는 어떻게 가능한지를 엄격한 국제법적 기준과 인권 옹호의 관점에서 가감 없이 제시한다.
국가 간 분쟁을 해결하고 국제법 문제에 자문하는 기관인 국제사법재판소는 2024년 1월에 이미 이스라엘이 <집단살해죄의 방지와 처벌에 관한 협약>을 위반했으며, 각국이 이스라엘의 대량 학살 행위를 중단하기 위해 조치할 것을 명령한 바 있다. 또한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점령 자체가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자결권, 즉 한 민족이 존재하고 스스로 결정할 권리를 막고 있으므로 이 역시 불법이라고 말한다. 20세기 초 일본의 식민 지배하에 놓여 있던 우리가 공감할 수밖에 없는 이야기다.
그러나 많은 나라의 정부들이 국제 패권 체제에 따라 이스라엘의 국제법 위반을 무시하거나 외면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저자는 팔레스타인 문제가 장기간에 걸쳐 제도적이고 체계적으로 자행된 불법행위인 만큼 법적 문제로 논의될 수 있고 또 논의되어야 함에도 그렇지 못하는 상황을 강력하게 비판한다.
“이 모든 것을 멈추기 위해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세상은 깊은 잠에 빠진 것처럼 보이고, 민족 전체를 덮을 만큼 큰 이 상처, 아무도 치유하거나 어루만져주려 하지 않는 이 상처를 앞에 두고 눈을 뜨고 있지 못하는 동안 우리는 어디까지 나아갈 것인가?”(211쪽)
‘세상이 잠들 때’라는 이 책의 제목은 팔레스타인에서 벌어지는 비극과 인권 침해를 외면하거나 방치해온 국제 사회와 강대국들의 침묵을 깨우려는 프란체스카 알바네세의 지칠 줄 모르는 목소리다. 국제법 체계의 한계를 날카롭게 지적하는 한편, 인권과 정의를 향한 독자들의 양심을 일깨우는 이 책은 우리 시대 가장 큰 비극을 멈추고 정의와 진실,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도록 돕는 필독서가 될 것이다.
저·역자 소개
저자 프란체스카 알바네세
유엔 팔레스타인 점령지 특별보고관. 이 직을 수행한 최초의 여성으로, 팔레스타인 문제에 대해 국제 사회에서 가장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인물이다. 법학자이자 법률가로서 약 10년간 유엔 인권최고대표사무소와 유엔 팔레스타인 난민구호기구(UNRWA)에서 활동하며 여러 나라의 정부와 시민 사회에 자문을 제공해왔다. 2022년 특별보고관 임무를 시작한 이래, 알바네세는 이스라엘이 가자 지구에서 벌이고 있는 집단학살과 아파르트헤이트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억압받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인권과 생존권을 지키는 데 앞장서 왔다.
2023년 팔레스타인과 중동에 대한 저널리즘 활동으로 스테파노 키아리니(Stefano Chiarini) 국제상을 수상했고, 2025년에는 팔레스타인의 인권과 국제법을 위해 헌신하는 개인 및 단체를 표창하는 더 라이츠 포럼(The Rights Forum)으로부터 ‘드리스 반 아그트 상’을 수상했다. 2026년에는 가자 지구에서 발생한 국제법 위반 사례를 광범위하게 기록하고 고발한 공로를 인정받아, 스페인 정부로부터 시민공로훈장을 받았다.
옮긴이 최보민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이탈리아어와 프랑스어를 전공했다. 영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영상 및 출판 번역을 하며 바른번역 소속 출판 번역가로 활동 중이다. 옮긴 책으로 《작지만 큰 뇌과학 만화》, 《우주여행 무작정 따라하기》, 《데이비드 호크니》, 《나의 길》, 《가로수, 도시에 서 있는 나무들》, 《이름 없는 감정들의 사전》 등이 있다.
차례
서문: 침묵은 정의를 대신할 수 없다
1 이것이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현실이다 -힌드 라잡의 이야기
2 점령된 도시의 안내자-아부 하산의 이야기
3 예루살렘에 사는 팔레스타인 사람-조지의 이야기
4 누가 반유대주의자인가-알론 콘피노의 이야기
5 아파르트헤이트의 망령에 맞서다-잉그리드 자라닷 가스너의 이야기
6 가자의 병원에서 겪은 일-가산 아부 시타의 이야기
7 파괴를 목적으로 설계된 땅-에얄 와이즈만의 이야기
8 모든 것을 말하기엔 물감이 충분하지 않아요-말락 마타르의 이야기
9 한 민족의 기억을 보존한다는 것-가보르 마테의 이야기
맺음말: 희망이라는 끊을 수 없는 습관
감사의 말
참고문헌
책 속으로
2023년 10월에 시작된 팔레스타인인 학살이 한창이던 시기에, 런던에서 우리가 함께 개최한 콘퍼런스에서 외과의사인 가산 아부 시타 박사가 말했다. “아이들은 죽은 채로, 갈기갈기 찢긴 채로, 심각한 부상을 입은 채로 병원에 옵니다. 아이들의 병력을 물었지만 아무도 아는 것이 없었습니다. 그들을 구조한 사람들은 아이들의 부모가 아니었습니다. 부모는 이미 살해당한 경우가 대부분이었죠.” 이 또한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현실이다.
-63쪽, <이것이 팔레스타인 아이들의 현실이다>
수년 동안 여러 국제기구들이 이스라엘군의 구금 체제가 아동의 권리를 존중해야 한다고 건의해왔다. 하지만 돌이켜 보면 이는 실수였다. 군인들이 아이들을 체포하거나, 억압적인 군사 명령에 의해 정해진 모호한 죄목으로 기소하거나, 군사법원에서 재판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어야 했다. 그렇게 하는 대신 점령을 ‘받아들일 만한 것’으로 만들려는 시도에 그쳐버렸다. 하지만 끝없는 억압의 도구로 사용되는 점령이 도대체 용납 가능한 것일 수 있을까?
-89쪽, <점령된 도시의 안내자>
가산이 이스라엘 폭격 피해자들을 수술했던 알시파 병원과 알아흘리 병원에 머무는 동안, 그는 하루에 최대 12건의 수술을 집도했고, 그중 상당수는 어린이 환자였다. 특히 어느 슬픈 밤에는 미성년자에게만 여섯 건의 사지 절단 수술을 해야 했던 적도 있었다. 그의 추산에 따르면, ‘분쟁’ 초기 몇 달 동안 가자에서 약 900명의 어린이가 사지 절단 수술을 받았다. “미성년자에게 수술을 시작하면, 그 아이가 성인이 될 때까지 최소 열 번에서 열다섯 번은 더 수술을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그날 저녁 그는 우리에게 말했다. 누가 그 수술을 할 것인가? 가자의 의료 시스템이 완전히 무너진 지금, 이 수술들은 어디에서 이루어질 것인가? 만약 그 아이들이 살아남게 된다고 해도, 그들의 미래는 어떻게 될 것인가?
-205쪽, <가자의 병원에서 겪은 일>
말락은 그들에게 먹을 것도 없고 폭격은 비처럼 쏟아져 언제라도 죽을 위험에 처해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아버지는 말락과 전화 통화를 할 수 있을 때마다 “자, 요즘은 뭘 그리고 있니?”라고 물으셨다고 한다.
말락은 처음에는 이해를 하지 못했다. “아니, 아빠, 그게 지금 뭐가 중요해요?”
그러자 아버지는 그녀에게 설명했다. “말락, 네가 거기 있는 데에는 이유가 있어. 넌 우리의 삶과 우리의 투쟁, 우리가 겪고 있는 모든 것을 그려야 해. 넌 예술가니까, 넌 우리의 목소리야.”
-258쪽, <모든 것을 말하기엔 물감이 충분하지 않아요>
가자는 글로 응답합니다. 이야기가 팔레스타인의 정체성과 국가적 단결을 구축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가자는 글로 응답합니다. 적어도 글로라도, 현재 상태로라도 되찾아야 하는 팔레스타인이 있기 때문입니다. 가자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단편 한 편 정도의 서사구조만으로도 팔레스타인에 대해 이야기하기에 충분하기 때문입니다. 가자는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사람들이 잊지 않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가자는 글로 응답합니다. 상상력의 힘이 새로운 현실을 구축하는 창의적인 방법이기 때문입니다. 가자는 글로 응답합니다. 글을 쓰는 것이 국가적 사명이자, 인류에 대한 의무이며, 도덕적 책임이기 때문입니다.
-290쪽, <한 민족의 기억을 보존한다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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